2025-01-01 수

작성일 기준 100인 이하의 사용자를 확보한 어플리케이션의 개발자와 대화했다. 현재는 유명 앱테크 서비스 회사에 취직하셨지만, 여전히 자신이 개발한 제품에도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계시다고 한다.

나도 그 앱을 사용해봤는데 제품이 커버하는 사용 범위가 괜찮아서 마케팅이 잘 된다면 더 팔리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용기를 공유했다.

별개로, 대화하는 과정에서 나름 쓸만한 인사이트를 얻었다.


새해라서 가족과의 한때를 보냈다.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인, '가족계획'이라는 드라마의 1화를 봤다. 보고 다 불만족했다.

2025-01-02 목

전에 한 번, 개발자들이 Product Owner를 두고 안 좋은 얘기들을 하는 거 같아서 어떤 직업인지 찾아봤었다. 그중 최상단에 노출된 글에는 '프로덕트 오너'라는 책의 리뷰가 올라와 있었다. 추측하기로는 PO 직무로 재직 중인 사람이 많이 참고했을 거 같았다.

읽으면서 어떤 부분이 개발자들과 충돌했을지 알 수 있었다.

PO의 역할 : 순전히 고객이 느낄 불편함을 제거할 목적으로 질문해야 한다. 우선순위는 고객을 위한 최적의 프로덕트를 탄생시키는 것이지, 동료의 감정을 살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최대한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PO가 대신 소통을 책임지는 것이다.

감정, 관계 등을 일체 배제한다.

인용된 문장의 상당 부분이 불만 사항과 연결돼 있었다.

문제가 생기면 눈치를 주고, 개발자들이 PO의 답변을 기다려야 하는데 새벽에만 답을 줘서 다 야근한다는 이야기가 문장들 뒤에 배경으로 보이는 듯했다.

이것으로 선입견이 생기지는 않았다. 같은 리뷰 포스트 안에서 '집요하게 집착해서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새벽에 답을 줘야 했던 이유가 설명돼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직무를 배치하지 않은 기업들도 있다고 들어서, 개발자의 재량을 중시하는 팀원에게는 PO를 멀리할 만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향로님의 회고를 읽는 과정에서 그 생각이 틀어졌다. 향로님이 일한 흔적으로 첨부해 놓으신 슬랙 이미지에는, 10여 개가 넘는 프로젝트와, 여러 토픽의 목록이 있었다. 그리고 이것들로 인한 부하가 커서 20 ~ 30분마다 Context Switching이 발생하신다고 했다.

인프런이 PO를 두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분담해 줄 사람을 찾아도 자연스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양과 지향, 그런 구분이 희미해지는 변화가 인상 깊어서 기억에 남았다.


구현이 밀리면서, 이를 보충하기 위해 업무일지를 빼곡히 작성했다. 일체를 전달하지는 않고, 시행착오를 한 내용을 같이 학습할 수 있을 정도로만 텍스트의 개수를 조절해 보려 했다. 잘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진척도를 올리고 싶은 충동이 들지만, 잠을 미룰 때는 효율이 안 좋았던 거 같고, 업무일지로 이미 유예를 만들어뒀으니 그냥 자기로 했다.

2025-01-03 금

기록 남겨놓기를 잘했다. 로깅에 관해서 여러 가지를 조사했었는데, 그 결과물을 남겨 놓아서 금방 필요한 자료를 목록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나와 생각이 많이 다른 글을 하나 읽게 되었다. 개인앱 300개 만들고 퇴사합니다라는 제목인데, 다작이 가능한 프로세스를 만들어 두어서, 순수익이 나는 아이템을 빠르게 찾는다는 얘기 같다.

개수를 보니까 다작 과정에서 활성 사용자가 고려되었을지 의심이 생겼다. 생각하는 방향이 다르므로 한 번 살펴볼 만하겠지만, 검색해 보니 강의비가 40만원이어서 확인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다.

2025-01-04 토

현재는 연락하지 않는 팀원들도 많다. 이렇게 교류하고 있지 않은 상태를 어떤 이미지에 비유해서 떠올리고는 한다.

배를 타고, 수평선 너머로 떠나보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을 하면 물론 좋겠지만, 내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아니라, 그들이 원래 바라던 목표에 도달했으면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바닷바람과 파도로부터 안전하기를 바란다.

그와 더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나 또한 나아갈 방향을 찾고 기다리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렇게 하는 게 나도 팀원들도 본질적인 소망에 닿을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상세한 점들이 비유와 잘 들어맞는다.


많은 텍스트 안에서 얻어가는 정보들이 좋다.

2025-01-05 일

Image

공원에서는 4인 가족이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다. ㄷ자 형태의 길을 지나는 동안, 다른 눈사람을 2개 더 발견했는데 머리 위에 마트료시카처럼 미니 눈사람이 올라가 있어서 같은 사람들이 만들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2025-01-06 월

이전의 반성이 생각났다. 업무 범위가 다르거나 의견이 불일치해도 거리낌 없이 팀원들과 말해봐야겠다.

2025-01-08 수

바쁘게 지내느라 나름 하루를 괜찮게 보냈다. 일에 집중할 수 있었는지 휴대폰 사용 시간과 인터넷 방문 기록으로 점검하고 있는데 평소보다 수치가 괜찮았다.


사용자 문의를 남겼던 기업에서 회신을 줬다. 내용을 읽어 보니 같은 맥락의 용어를 다르게 쓰는 등 고쳐쓰기를 한 흔적이 보여서 진지하게 읽어줬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문의는 발생할 때마다 보내어 그 횟수가 여러 번이 되었는데, 지금까지는 회신을 기다려서 보내거나 하지는 않았다.

내가 바라는 것은 즉답이 아닌, 칸반 보드에 리스팅되어 감시가 가능하게 되는 정도였던 점, 그리고 일괄로 처리하기 위해 일이 먼저 전달돼야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하지만 틀렸던 거 같다.

최근의 답신이 금방 온 것으로 보아, 가능한 한 빨리 응답한다는 게 원칙이었을 확률이 높다. 많은 사용자가 있을 텐데, 나한테만 멘탈 모델을 다르게 적용해달라고 하는 것 역시 부담이다. 초기 사용자였던 때와 다르니 새 문의가 더 생길지는 모르겠으나, 혹 그렇게 된다면 방법을 달리 해봐야겠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존중하고 싶다. 그들이 잘되기를 바란다.

2025-01-09 목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데, 며칠 전에 만난 '풀어놓고 기르는 개'가 뛰쳐나오는 걸 봤다. 얼른 달려 나오는 걸 보면 집 안에 있는 게 아주 갑갑했던 모양이다. 같은 건물에 사는 줄은 처음 알아서 현대 사회가 단절되어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2025-01-10 금

feature 브랜치에서 작업하며 계속 fast-forward를 시키고 있었다. 그러다가 앞부분에 의존성 해결 커밋 몇 개가 쌓였는데, 생각해 보니 comment를 따로 남겨놓는 게 이후에 좋을 거 같았다.

그래서 커밋 해시를 기록해 둔 다음, dev로 이동하여 chore/dependency라는 파생 브랜치를 만들고, cherry-pick 하니 새로 만든 파생 브랜치로 문제 없이 커밋을 옮길 수 있었다.

커밋 해시는 연속적인 변경 사항을 기록한 게 아니라, 전체 파일 상태를 추적하는 스냅샷이기 때문에 가능한 거 같다. 부트캠프 초반에 들었던 내용이라 그 강의가 떠올랐다.


jOOQ 강의를 들었다. 구매한지는 꽤 지났는데, 새로운 것을 적용하려면 의식적으로 공부하고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 것 같다. 몇 개 챕터를 보니까 FROM 절에 위치하는 서브 쿼리인 인라인 뷰도 지원하고 bulk insert는 물론, '레코드의 필드 일부만 업데이트'도 가능했다.

QueryDSL이나 JPA에서는 잘 되지 않던 것들이 많아서, 세부 구현 사항이 인터페이스 명세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2025-01-11 토

jOOQ를 설정하다가 DSL 생성에 막혀서 여기저기 질문을 하러 다녔다. 그러다가 음성 채널에 접속 중인 분이 계셔서 들어갔는데, 아쉽게도 원하는 답을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사람이 점점 모여서 무언가 나가기 어려운 분위기가 됐다. 그래서 얘기를 듣고 있었다.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의 명단을 보니 3년 전에 비해서 채용이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는 충격적인 소식도 있었고, 클라우드 관련은 자기 부서의 승인하에 개발하게 돼 있는데 쿠버네티스의 도입을 거절하는 게 일이 되었다는 말도 들었다. VM에 비해서 운영 비용이 2배가 되어서 그렇다나.

이것을 포함해서 산발적인 지식들이 의미 아래에 모이고 있다.

다른 분이 면접에서 받았던, 이직 가능성에 대한 질문들에서도, 상금을 유치했던 앱과 그 경과에 대해서도, 일반적인 사실일 수 있던 것들에서 쓸모가 찾아져서

좋은 상태에 있는 거 같다. 자신감이 생겼다.

2025-01-12 일

겨울철 간식을 사 먹었다. 사장님께서는 틀을 하나씩 뒤집으며 솔로 닦고 있었는데, 가만 보니까 부스러기가 정리되지 않았었는지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음식에서 나오는 수증기도 건강에 좋지 않다던데, 이것 또한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뒤에 가서 다시 보니까 사람이 좀 모여 있어서, 위험을 감수하는 만큼 보상 받으시는 거 같아 좋게 생각했다.


멘토링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직무 면접을 상정한 질문 하나를 받았는데, 기초적이지만 대답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서 그간의 작업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을 알았다.

기능 요구사항에 맞게 프로그램이 동작하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서만 관심사가 있었고 실행이 되지 않았을 때만 프로그램의 깊은 동작을 이해하려는 경향성이 잡혀 있었다. 진척도를 우선한다면 이런 태도는 바르다고 할 수 있지만, 최상의 결과를 가져다 준다고 할 수는 없다.

잠재적인 위험을 짚어보면, 설계상의 문제는 없는지, 언어의 특성에 맞게 프로그래밍하고 있는지, 나중에 값을 치뤄야 하는 코딩을 하고 있진 않은지 등의 점검이 가능하다.

익숙하던 자리에서 벗어남으로써 시야도 변할 수 있었다. 새로 알게 된 것도 기반으로 삼아 노력해야겠다.

2025-01-13 월

11일날 질문하러 머물러 있던 곳은 토비 이일민 님께서 운영하시는 디스코드 채널이었다. 여러 사람이 모였던 음성 채팅이 끝나고 이미 시간이 늦었기 때문에, 토비 님은 잘 자라며 굿나잇 하고 인사를 하셨다.

그런데 장난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송별 인사가 소 스윗 합니다. 라임을 맞춰 봤는데 어떤가요?"라는 헛소리를 했다. 한 명도 이모지 하나 달아주지 않고 시간이 흘렀고, 익일이 돼서야 잠에서 깬 토비 님이 내 말뜻이 무언지 물었다.

전혀 분위기에 맞지 않아서 내가 장난 쳐보려 했던 것을 상상도 못 하셨던 거 같다. 해명하느라 2배는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이때까지는 반성하는 마음이 적었다. 오늘에 와서야 짜치는 행동을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부터 토비 님은 마틴 파울러의 책 '리팩토링' 스터디를 기획하고 계셨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알고만 있었는데, 올라온 메시지를 보니까 책의 예제를 직접 코틀린으로 적용하시면서, 45개의 커밋으로 기록해 놓으셨다. 이 정도로 진심으로 하시는데 엉뚱한 소리를 한 게 후회되었다.

원래부터 스케일이 크시거나 꼼꼼하신 것일 수도 있지만, 평범하게 생각해 보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얻는 효용도 기대하셨을 거 같다.

… 조금 더 진지하게 살아야 겠고, 공부도 꾸준히 하는 편이 좋겠다.

2025-01-15 수

intelliJ를 재설치하다가 Maximun heap size가 낮은 수치로 초기화됐었다. 이 사실을 바로 인지하지 못하고 한동안 intelliJ가 더럽게 느려졌었다. 어찌나 느린지 근처에 놓인 책을 펼쳐 볼 정도가 되었다.

지난 일요일 날 상담한 멘토님께서 '개발자 기술 면접 노트'를 추천해주셨는데, 느린 컴퓨터가 이 책 읽기를 시작하도록 북돋아 준 셈이다. 목차를 보니,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부분부터 취직 전반에 걸친 범위를 커버한다. 좋은 책 같다.

이전에 같은 부트캠프 수강생인 승도 님께서 다른 학생의 노트북을 찾아줄 때, 램은 32기가 정도는 돼야 한다고 말을 들었을 때는 그 이유를 몰랐다. 다음에 컴퓨터를 살 때는 중요한 기준으로 고려하려 한다.

2025-01-18 토

민기 님께 한 번 더 멘토링을 받았다. 모범 사례로 소개받은 이력서 형태에 맞추고 다시 검토를 받아 봤지만, 역시 고칠 부분이 많았다. 배경지식 없는 사람이 보더라도 내용을 이해하기 좋게 만들어야 해서, 이에 익숙해지고 나면 동료로서도 더 나아질 거 같다.

몇 가지 직무 면접 질문도 받았는데, 그중에는 자바에서 String 객체의 특성에 대해 말해보라는 질문이 인상 깊었다. 답을 말하자면, 불변성을 말하는 게 옳았다고 한다.

String 객체는 불변성 때문에 문자열 값이 변경될 때, 새로운 String 객체가 생성되며 추가 메모리가 할당되고, 이전 객체는 더 이상 참조가 남아 있지 않아 가비지 컬렉터의 대상이 되지만, 회수 이전까지 메모리 사용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평소에 주의하지 않았던 부분이고, 비슷한 이유로 이전에 메모리 용량이 부족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엔드 팀원이 추가로 합류했다. 플로니처럼 '지속적으로 운영되는 포트폴리오'라는 컨셉을 적극적으로 어필해서 설득했다. 그렇게 설득했기 때문에 초기 배포 단계에 도달하더라도, 꼭 이 기획을 지켜서 역시 포트폴리오로 사용하실 수 있게 해야겠다.

현재 재직 중이신 만큼 많은 시간을 쓰시긴 어려우시겠지만, 묻고 회의해서 그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다.

2025-01-19 일

'코틀린 코루틴의 정석' 책 추첨 이벤트에 당첨됐다.


notion에 프로젝트용 워크 스페이스를 하나 만들었다. 안에는 API 문서와 업무일지를 포함하도록 했다.

그간에 개발하면서, 트러블 슈팅을 한 내용이나 조사 과정은 휘발되는 일이 많았고 결과만 남게 됐었다. 이게 좀 아깝게 느껴져서 업무일지를 기획했다.

notion의 특징을 살려 봤는데, 원본이 되는 '데이터베이스 테이블'에 한 번만 기록하면 사본인 view에서는 원하는 속성에 맞게 필터링해서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새로 레코드를 작성할 때도 템플릿 기능을 이용하여 데이터베이스 일관성을 지킬 수 있게 돼 있다.

그렇게 직무별로 작성, 조회하고 일괄로 모두 볼 수도 있는 업무일지가 됐다.

구조를 설계하는 일에 품이 들었던 거라서 비슷하게 제작하는 것은 금방 할 거 같다.

2025-01-21 화

나를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2025-01-22 수

더 많은 사람들이 학습해 놓은 기술로 프로젝트 방향을 맞추면서 쿼리 빌더 라이브러리, jOOQ를 프로젝트에서 빼게 됐다.

대체재로써 QueryDSL을 사용할 건지 따져봤지만, 라이브러리 업데이트가 멈추었던 것을 고려하여 이것 또한 다 빼고 쿼리 어노테이션 이하에 작업하기로 정했다.

그런데 예상 외의 소식이 날아들었다. 바로 오늘, Spring Data 팀에서 더 유지 보수가 잘 되는, Query DSL의 fork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쿼리 빌더의 장점을 하나 꼽았을 때, 객체 중심의 사고 방식으로 쿼리를 작성할 수 있어서 개발 속도에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의논한 타이밍이 참 안 맞았다.


ERD 클라우드가 추출한 SQL 파일에는 auto increment가 기록되어 있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기록하도록 변환해주는 bash 스크립트를 작성했다.

그 과정에서 그룹 스터디 프로젝트에서 적용했던 .gitkeep 파일을 써봤다. 이 지식이 다시 쓰이는 점이 왠지 모르게 웃겼다.😂

2025-01-23 목

이전에 작업해놓은 양식으로 업무 일지를 기록했다. 하루 일과를 그대로 복기하려다 보니, 내가 놓쳤던 내용이 다시 떠올라서 과연 이전에 목표했던 효능을 발휘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중에 하나로는 다음 사항을 점검했었다. 'GlobalException abstract 클래스 안에 static 하위 클래스를 두는 구조'인데 처음에는 큰 고민 없이, 팀원이 하던 양식을 그대로 맞춰 쓰고 있었다.

이번에는 'Excepiton마다 파일을 따로 두는 구조'를 대조군으로써 비교해봤다.

먼저, '클래스 파일 안에 응집시켜두는 구조'는 IDE의 내비게이션 바에서 파일이 가려진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최상위 패키지가 될 수 없는 이상, 'Exception마다 파일을 분리시켜두는 구조'도 가려지는 것은 마찬가지로 해석했다.

점검 대상의 두 번째 특징은 GlobalException.NotFoundException이 아니라, NotFoundException으로 표기하기 위해서는, 호출부의 클래스 파일마다 static import를 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장점으로 해석했다.

어차피 가려지는 게 똑같다면, 사용자인 개발자들이 구조를 반복 학습할 수 있는 게 유리할 거 같았다. 그래서 변경 없이 적용하기로 정했다.

PR에도 매일 일기에도 적기에는 구체적인 내용이었다.


새로운 백엔드 팀원이 한 명 합류했다. 모집 과정에서는 정보를 많이 교환하여 약 25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프로젝트가 이득이 될 만한 부분은 물론 전달해 드렸지만, 어떤 점이 어려울 수 있는가도 빠지지 않고 말씀드렸다. 최대한 모든 디테일을 알고서 '통제할 수 있는 어려움'으로 여기시기를 바랐다.

대화 초반에 생각보다 빠르게 본인의 포트폴리오를 전달해 주신 걸 보면, 비슷하게 생각하셨는지도 모르겠다.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니, 보유하신 스킬 셋으로 프로젝트의 상당 부분을 커버할 수 있을 거 같았다.

동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힘내야겠다.

2025-01-24 금

Mac DeMarco의 노래가 알고리즘의 트리거로 동작했는지, 유튜브는 이 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해주었다.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의 이미지들이 영상에 삽입돼 있었다.

이렇게 무언가 제시돼 있으면, 그냥 노래만 듣는 것보다는 다른 색채가 부여되는 거 같다. 제법 영상미가 있어 보여서, 과연 어떤 영화인가 하고 찾아보니까 생각보다 평가는 좋게 받지 못했나 보다. 아이디어에 머무르지 않고 실재가 되었다는 점에서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보다는 주목하는 점이 있다.

좋게 평가받지 못한 영화의 극본에 배우들은 동의했다. 비극적인 이야기 속에 자신을 대입해 보았다. 매력을 느끼고, 그 캐릭터로 살아보기로 하기까지의 감정을 조금이라도 공감하고 싶다. 그래서 한 번은 영화를 보려는 생각이다.

2025-01-25 토

이력서를 수정해 보면서, 계속 개선할 부분이 나오고 있다. 서술 형태를 고치는 것도 그렇지만, 수정 작업을 어떻게 해야 최소화할 수 있는지, versioning은 어떻게 할지 고민할 거리가 많다. 결과물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는 거 같아서 '이력서를 작성하는' 작업은 생산적인 활동 같다.


포스트 개발 조직에서의 리더에 따르면,

개발자로서 조직에 기여하는 방법은 크게 세 분류로 나눠볼 수 있다. 각 방법의 약자를 따서 MOI라고 부르는데 내용은 이렇다.

  • M(Motivation: 동기부여): 위협하거나 보상하거나, 밀거나 당겨서 관련 있는 사람을 움직이도록 만드는 일
  • O(Organization: 조직화): 아이디어 실현이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
  • I(Idea; 아이디어, Innovation; 혁신): 씨앗, 실현될 것의 이미지

그간에는 이 세 분류 중에 조직화에 집중해서 기여해왔다. 채널을 만든 후 webhook을 붙여두거나, 문서를 작성하는 등의 일이다. 다른 두 가지인 동기부여와 아이디어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써 고려해 두면 많은 가능성이 열릴 거 같다.

해당 포스트에서 한 가지 더 주목할 만한 부분은 'MOI를 반대로 적용하는 것마저 기여하는 방법'이라는 내용이다. 물길을 원하는 대로 흐르게 하려면, 둑을 쌓아서 반대 방향으로 가는 힘을 막아볼 수 있겠다.

2025-01-26 일

가능한 늦게 자면 안 되겠다.

2025-01-27 월

윈도우 11로 업그레이드했다. 회의가 끝나고 할 작정이었지만 한 번 파일이 다운로드가 끝나면, 일정 시간 이후에는 멋대로 진행해 버리는 거 같다. 그래서 회의 시간 초반 몇 분은 핸드폰을 통해서 접속해 있었다가 다행히 몇 분 후 완료가 되어 컴퓨터로 옮겨, 제대로 참석할 수 있었다.

wsl을 사용하면서 어쩐지 메모리 점유율이 이상하게 올라갔었는데, 설정도 적용되지 않아 이를 제한할 수 없었다. 업그레이드한 지금도 그 부분은 똑같지만, 호환성이 좋아져서 더 쾌적한 환경이 된 거 같다.

2025-01-29 수

윷놀이를 두 판 던져서 한 판 지고, 한 판 이겼다.

2025-01-30 목

직무 면접도 미리 대비해야 할 거 같아서, 어떻게 스터디를 해야 할지 고민했다.

2025-02-01 토

'천공의 에스카플로네'의 한 장면을 보게 됐는데 정말 품질이 높아 보였다. 버블 시대의 자본 덕분일까? 이 시기의 작품들에는 흥미가 생긴다.

'자이언트 로보'도 그렇다.

ost의 제목도 History's Greatest Decisive Battle 이라서 멋있다는 느낌이 들고 커버 이미지에 나와 있는 로봇을 보고 있자면, 어쩐지 고집 있어 보인다.


민기 님께 멘토링을 받았다. 좀 더 잘 준비할 수 있을 듯하고, 존중받는 거 같아서 멘티로서 조언받은 내용을 최대한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2025-02-02 일

팀원들과 어떤 구직 전략이 유리한지 의논했다. 우대사항까지의 많은 키워드를 만족시키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자격 요건을 갖추되, 나만의 무기를 갖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개인적으로는 자격 요건의 키워드를 만족하는 수준으로 기술 면접의 꼬리 질문을 뚫기 어려울 거 같아서, 자격 요건의 바운더리 근처에서 깊게 학습하며 최대한 기업 공고에 맞춰봐야 하겠다는 생각이지만

무엇이 맞을지는 불분명하니 일단 적어두기로 했다.


의존성 지옥도 마찬가지고, 스프링도 그렇고 추상화가 잘된 제품은 잘못 건드리면 시간 소모가 심하다. 오후에도 스프링 때문에 좀 헤맸다.

프로젝트와 기술 면접 준비를 번갈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작업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술을 배워서 벌 수 있는 시간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5-02-03 월

부트캠프에서 같이 공부했던 대용 님이 합류해주셨다.

처음 연락 드렸을 때를 생각해 보면, 거의 바로 프로젝트 소개를 하긴 했지만 그 다음 말을 더 잘했던 거 같다.

이번에 컨트롤러 테스트를 짜면서 'ResultActions 객체를 활용한, BDD 스타일'로 작성했는데 예전에 대용 님의 코드 덕에 이런 방식이 가능하다는 걸 처음 알게 됐었다.

이 사실을 언급하며, 그때 잘해주셨어서 생각이 났다고. 바쁘셔서 참여하지 못하신다고 해도 괜찮다고 먼저 얘기를 달아 두었다. 솔직한 생각을 전할 수 있었던 것으로 만족하고 있었지만 이번에도 같이 일하겠다고 하셨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겠다.


새로 산 휴대폰을 써보니까 빠르고 화면도 커서 좋다.

2025-02-04 화

테스트를 많이 작성했다. update 메서드중에 null 처리가 덜 된 부분이 있었는데, 엔티티를 테스트하는 중에 Null Pointer Exception이 잡혀서 상당히 빠르게 이를 수정할 수 있었다.

컨트롤러 테스트에서도 원본 객체와 response 객체의 상태를 비교한 덕분에 반환할 때 필드를 누락하지 않게 됐다. 이 일들에서는 테스트의 효용을 느꼈다.

fixture를 작성하는 일은 꽤 힘들었는데 정적 팩토리 메서드 형태로 헬퍼 메서드를 제공하면서 메서드 오버로딩의 제약에도 맞추려다 보니, 어떤 케이스에는 맞고 또 다른 것에는 안 맞는 게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오버로딩을 하지 않고 별개의 메서드명을 쓰거나 Builder의 형식을 빌려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2025-02-06 목

눈이 막 내리기 시작했었는지 하늘은 맑은데도 눈송이가 흩날렸다. 기세도 강하지 않아 그것들이 바람을 타고 떠다녀서 꼭 가로로 눈이 내리는 느낌이었다. 시간을 잘 맞추면 그런 신기한 풍경도 보네.


팀원들에게 가능한 일관적으로 노력하려 하지만, 그것보다는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운 평범한 사람이고 싶다.

생존의 문제에서 평범해지기가 어려운 것처럼 대화도 다들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을지 궁금하다.

2025-02-07 금

이토 준지의 만화 '토미에' 상, 하권을 읽었다. 접기/펼치기를 믿고 작품 감상에 영향을 끼칠 만큼 스포일러를 썼다.

스포일러 접기/펼치기

잘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이보다 좀 전에 봤던 이토 준지의 만화 '센서'보다 몰입하며 읽었다.

에필로그를 보면, 이 만화 토미에를 기반으로 우메즈 상 가작을 수상할 수 있었다고 하던데 아마도 보편적으로 뛰어난 무언가가 있긴 했던 거 같다.

그 첫 번째 권을 읽을 때는 그런 생각을 했지만, 두 번째를 읽으면서는 아쉬운 점도 있었다.

처음 토미에를 보면서 당연하게도 이 사람이 무언가 특징적인 면모가 있는지조차 몰랐다. 그녀 주위에서 비일상적이고 무서운 일들이 시시각각 벌어질 뿐이었다.

하지만 전개가 이어질수록 불가해함은 줄어들고, '토미에'라는 생물이 어떤 희한한 특징을 가졌는지 핍진성을 가지고 극이 이끌어져 간다. 작중 등장인물들이 그녀의 특징을 파악해서 대처할 때도 있다. 이렇게 상황이 변하면 여전히 재밌고 읽을 만하지만 공포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진다. 이것은 아쉬웠다.

한편, 호불호로 판단하기에는 복잡한 감상도 있었다. 작품 초반에 병원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에서, 환자 한 명은 토미에의 신체 일부를 이식받는다. 그걸 계기로 점차 성격이 변하더니, 종래에는 완전히 몸을 잠식해서 또 하나의 토미에로 변해버렸다. 원래의 자아를 없애버린 것이다. 독자로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아니었다.

그런데 '토미에-하'의 에피소드 '살인마' 편에서는 토미에와 닮은 어린애 여럿이 나온다. 이들이 그녀를 닮게 됐던 이유는 괴한이 아직 말도 못 뗀 그들에게 토미에의 혈액을 주사했기 때문이다.

작품을 읽던 중에는 이 정도 수위의 금기가 어겨지는 것에 대해 아무런 저항이 없었다. 그렇게 읽히도록 유도되어 있다. 다 읽은 후 조금 생각해 보고 나서야 과감하게 선을 넘었다는 걸 알았다.

감각을 마비시키는 것도 공포를 연출하는 방법이고 탁월하다고는 하지만, 달갑게 여기기도 좀 그렇다. 그래도 이런 시각에서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벽면에 손자국을 하나씩 찍는다고 했을 때, 다른 사람들이 뻗지 않는 곳에 손을 대면 새로운 조화가 만들어졌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결국 멀리서 보아야 판단할 수 있겠지만, 일단은 찍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제법 잘 찍혔다.

2025-02-08 토

문득 지난번에 참가했던 vim 모임이 생각났다. 네트워킹 시간 동안 거의 발표자 역할을 한 분들에게만 말을 걸게 됐고, 다른 분들에게는 그렇지 못했다. 두 그룹에 차등을 두려 했던 건 아니었다.

스스로 화제를 꺼낼 만한 재량이 당시에는 없었고 그분들의 이름이 무언지, vim에 대해서는 얼마만큼 아시는지, 다른 관심사는 무엇인지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결국 셋이 모여 있어도 서로 발표자에게만 얘기하는 조금 어색한 형태의 대화가 됐었다. 그 자리에서 좀 더 잘 해내도 좋았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지 못했던 것도 좋은 경험 같다.

사회는 효율화를 위해서 사람들을 분류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선입견은 단시간에 판단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 편리함 때문에 주변을 바라보는 방법으로써 자주 선택된다.

어떻게 보면, 이날도 일반화되어 있는 기준이 그대로 채택될 수 있었다. 발표자분들은 다른 이들보다 평균적으로 지식도 많고, 성취도 높다. 이 이유만으로 차등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발표자 이외의 분들과 얘기하지 않았던 이유가, 사람들을 성취에 따라 분류해서 그랬던 게 아니었음을 스스로는 알고 있다. 편리하고 지배적인 방법만이 선택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기에는 아주 좋은 흐름이었다.

이런 감상을 한 이후에 내가 무엇에 흥미가 있는지 알 수 있도록 준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025-02-13 목

다음 작업을 위해서는 공공 API를 호출하고 그 결과를 데이터베이스에 반영해야 한다.

이런 기능을 어떻게 수행하는가 하고 프롬프팅 해보니, 'HTTP 요청'과 '스케쥴링'의 학습 비용을 처리해야 했다. 그래서 현재는 내가 원하는 챕터까지 총 17시간 분량의 강의를 듣기로 결정했다.

원래라면 부담을 느꼈을 수 있는 양이지만, 훈련 과정에서 실행력이 좋은 사람들이 곧잘 해내는 걸 봤기 때문에 해볼 법한 일로 생각된다.

2025-02-14 금

글로 남기고부터는 지나간 일이지만 기억이 더 잘 된다. 책을 읽는 일이 간접적인 경험이 되는 것처럼 예전으로 빠르게 돌아가서 그때의 연장선에 놓여있는 느낌이다.

부주의하게 행동하다가 계단에서 넘어졌을 때, 내 자세나 시야, 햇빛의 온도를 지금도 상상할 수 있다. 숨을 돌리고 살자 싶으면 이 기억이 떠오른다.

메모를 쓰는 일은 좀 더 오래 해도 괜찮을 거 같다.

2025-02-15 토

필요에 의해서 비동기 프로그래밍 공부를 하고 있지만, 어떻게 비동기라는 개념이 시스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돕는가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효율화 하는가에 대해서 배우면서 만족감이 있다.

그동안 몰랐던 것을 이해하게 됐다는 기쁨도 있고, 효용이 크니까 기대하게 되는 면도 있고. 학습이 끝나지 않은 와중에도 즐길 수 있어서 다행이다.


선배 개발자 한 분이 kotlin Spring Boot 기반의 저장소로 이야기 나눌 분이 있는지 찾으셔서, 이전에 작업하던 프로젝트를 보여드리면서 총 세 가지를 질문했다.

하나는 '내가 kotlin을 사용하면서 언어에 익숙하지 않으니 
어색하게 짜놓은 코드가 있는지' 여쭤봤으며, 

두 번째는 '레코드의 삽입, 수정과 함께 참조 테이블도 같이 
업데이트하는 코드가 있는데 동시성이나 멱등성의 문제가 있지는 않을지, 
검사와 해결 방법을 여쭙고자 한다'는 것이었다.

세 번째는 '메타 데이터를 가지고 반복적으로 삽입돼야 하는 특징적인 도메인
코드를 개발하면서, 일부를 재정의해야 하는데 그 설계 방법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내용의 고민이었다.

이 목록을 돌아봤을 때, 앞의 두 개는 그렇다 치더라도 세 번째는 설계 방법을 묻는 거니까 답변이 용이하도록 구체화 되어 있진 않았다. 마스킹하며 기록해 놓긴 했지만 그걸 빼고 보더라도 곤란한 질문이다.

답변받기 좋게 가공할 재량이 없어 그대로 물었던 건데, 해결할 만큼 요청한 내용을 모두 얘기해주셨고 큰 도움이 되었다. 솔직하게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성대모사도 금세 잘 하셔서, 내 말투도 어느 정도는 특징적이라는 걸 알았다.

2025-02-16 일

그간에 인사 업무를 해놓은 이득을 봤다. 프로젝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동력이 필요한데 내가 commit을 push 하지 않아도 다른 분들께서 작업을 해주신 덕에 좀 더 잘 됐다.

밤중에도 한 분에게 연락을 넣어서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대신 github, 이력서, 포트폴리오를 요구했다. 하지만 몇 번 문답을 하고 나니까, 안 맞는 부분들이 발견되어 합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민기 멘토님과 상담하며, 기술 면접에 대한 비유를 들었다. 질문을 내고 답변하는 과정을, 캐시가 얼마나 히트하는지 검사하는 것과 같다고 했는데 적절하고 재밌는 표현 같다.

준비 상태를 점검하며 방향을 잘 잡아주셨다.

2025-02-17 월

토요일에는 부모님의 지인의 딸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나로서는 아예 알지도 못하는 인간인데 부모님의 오랜 지인이라서 축의금을 전달하러 갔다.

가서는 이토 준지 걸작집 중 하나, '사자의 상사병'을 읽었다. 보통 그러고 있는 하객은 없으니까 여러모로 그 자리에 어올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접기/펼치기를 믿고 감상에 영향이 갈 만큼 스포일러를 썼다.

스포일러 접기/펼치기

소재의 특이성이 정말 괜찮았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안개가 자욱한 마을에는 특이한 풍습이 있다.

사거리 모퉁이에서 기다리다가 처음 마주치는 사람에게 자신의 운세가 어떻게 될지 묻는다. 이를 '사거리 점'이라고 부른다. 주로 연애 운이 점쳐지는 것 같다. 다른 학생들은 이에 흥미를 느끼지만, 주인공은 그렇지 못하다.

10년 전, 여성 한 명이 사거리 점 상대를 찾고 있었다. 그녀는 어려운 사랑을 하고 있었다. 사랑을 지속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사거리에 서서, 좋은 답을 듣고 싶어 기다렸다. 처음 만나는 사람이 자신을 구원해 주길 바랐다. 하지만 나타난 건 꼬맹이였다. 게다가 그 아이는 갑작스러운 이사로 친구들과 헤어지게 되어서 기분이 나쁜 상태였다.

주인공이 퉁명스러운 대답을 던지고, 달아나면서 돌아봤을 때, 멀리 보이는 그녀의 모습이 신경 쓰였다. 그래서 다음날 그 자리에 가봤다. 불길한 예감은 적중해 있었다.

죄를 마주하는 두려움. 이게 이 작품의 첫 소재였다.

소재가 주어지는 방식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연애 운 이야기에서 작품이 급속도로 변화한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지나가는데 누군가가 나를 붙잡고 진지한 고민을 털어놓는다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닐 듯하다. 이럴 때는 만족할 만한 답변을 들려주어 털어내는 게 상책일 것이다. 그런 구조가 되어 있기 때문에 주인공 또한 비극은 좀처럼 없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나서 똑같은 일이 발생했다.

갑작스럽게 결말을 설명하자면, 원인은 '사거리의 미소년'이라는 인물의 불가사의한 힘 때문이었다. 그는 사거리 점을 바라는, 마음 약한 사람들에게 강력한 암시를 준다. 그리고 반드시 불행한 결말로 이끈다.

주인공은 이에 저항하려 하더니, 결국 '백의의 미소년'이라는 존재로 변모한다. 사거리의 미소년이 '그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말하면 백의의 미소년은 '그 사랑은 이루어진다'고 말하는 식이다. 무겁던 분위기가 갑자기 어디로 갔나 싶지만, 아무튼 이런 작품이다.

책을 막 읽은 직후에는 아예 반대의 말을 했던 주인공의 대처도 옳았던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 내에도 사거리 점에 의지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있었는데 이에 배치되는 듯이 보였다.

그래서 올바른 답안을 찾아본답시고, 처음 생각해 낸 것은 아네모네였다. 꽃잎의 색만큼이나 여러 가지 꽃말을 지녔다. 의미와 함께 전달하는 쓰임도 있겠지만, 꽃 그 자체로도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였다.

전에 어머니와 길을 걸으며 봤던 이팝나무에는 '영원한 사랑'이라는 꽃말이 있다. 나무에다 대고 의미를 찾는 사람은 잘 없듯이 꽃에도 그렇게 할 수 있으며, 두 사람 사이도 이름 붙이지 않을 수 있다는 그런 주장을 해볼까 했다.

이것도 나름 말이 되지만, 작품 내에서는 잘 되지 않았을 거 같다. 이미 사거리 점에 익숙해져서 길에서 죽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복잡한 말이다.

그래서 주인공이 한 방식에 납득하게 되었다.

2025-02-18 화

두분을 모셔서, 백엔드 인원은 총 6명이 됐다. 이제는 충분한 사람이 모였기 때문에 개인의 부담도 줄었고, 마일스톤에 맞춰가는 것도 더 현실성을 띄게 되었다.

2025-02-19 수

몸을 돌보지 않은 대가를 치르게 됐다. 눈이 아파 안과에 갔더니 보통의 안압이 10이라면, 내 오른눈은 50이라고 한다. 위험하니 빨리 조치해야 한다기에 총 3종의 안약과 주사, 1개의 복용약을 처방받았다.

무리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직감이지만, 팀원들도 내가 안전하기를 바랄 거 같다. 나도 다들 무탈하기 바란다.


백엔드 회의가 만족스럽게 수행되었다. 모두 소신 있게 의견을 줬던 점이 컸다.

소집 대상을 한정했고, 의제도 미리 정리해 뒀다. 주제에 따라 임의의 시간을 정한 후 다음 화제로 전환하였다.

오랫동안 이렇게 하고 싶었는데 해볼 수 있었다.

2025-02-20 목

얼마 전, 쭉 같이 일하던 프론트엔드 멤버 현욱 님께서 취업에 성공하셨다.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밖에는 할 수 없었다. 시간 여유 상 프로젝트에 더 기여해주실 수 없는데 내가 무언가 묻는다는 게 걸리기도 하고, 바라던 곳에서 일하실 수 있게 된 건지 알지 못하니

그것밖에 더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예전에 오픈 소스에 대해서 말하시던 때는 정말 괜찮았다. 기여할 만한 저장소를 알려주신다거나 이력에 정리해 놓은 것을 보여주시기도 했다. 말하자면 그것은 자기의 승리 전략이자 꿈. 꿈을 말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픈 소스 기여를 권하시는 중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눠 받을 수 있었던 거 같다. 덕분에 나도 좋은 기분이 됐었다.

앞으로 커리어를 어떻게 이어가실지는 모르겠지만, 이후는 따지지 않아도 충분한 거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다.

2025-02-24 월

예상 못 한 일들이 좀 있었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인, 자격증 서비스는 확신을 가지고 시작하진 않았었다. 기존의 기획이 엎어져서 어느 정도는 실행력에 우선하여 검토하지 않고 진척을 냈었다. 그런데 하다 보니까 활성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을 법한 컨셉트가 나오길래 해보기 나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오늘은 통합 회의가 있었고, 이전처럼 의제를 미리 정리해 뒀었다. 추상적인 것 몇 개에, 구현하다가 떠오른 질문 3개를 포함했다.

금방 결정이 날 세부 사항인 줄 알았지만 얘기를 나눠 보니, 스키마에 영향이 갈 만한 의견도 나왔고 비즈니스 룰을 정해봐야 할 필요도 있었다.

처음 의제를 적을 때만 해도 30분 내외로 끝날 줄 알았는데 늦게 끝났지만 이득이 많았다.

2025-02-25 화

안과에 내원했다. 처방이 적절했는지 정상 수준으로 호전되었다. 컨디션에 신경쓰라고 하니 잘 지켜야겠다.


스키마 구조가 변경되어, CRUD 구현과 테스트 코드 작성을 새로 하게 되었다. 테스트 용도의 유틸 메서드를 작성하는 중에 이전에 본 팀원의 코드가 생각났다.

나는 정적 메서드에 대해서 클래스 참조자를 static import로 지워 놓고는 했는데, PR을 보니 내 스타일과는 달리 그대로 남긴 게 보여서 어떤 선택이 좋을까 잠시 고려해 볼 수 있었다.

고민한 대상은 ReflectionTestUtils.setField 메서드와 직접 작성한 테스트 유틸 메서드, public static T createExistingEntity(Supplier supplier)다. 영속화될 때 id 필드가 JPA Audit에 의해 초기화되므로 둘 모두 'JPA Entity 영속화'를 모방하기 위해 사용했다.

setField 메서드는 Spingframwork.test.util 패키지 이하에 위치하는 라이브러리 메서드이기 때문에 출처를 남겨 놓는 게 다른 팀원들도 참조할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고

createExistingEntity 역시 각 JPA Entity의 Fixture 헬퍼 메서드에서 wrapping 하여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호출부인 test 코드에서는 가려지므로 클래스 참조자가 남는 편이 더 나아 보였다.

내 코드를 의심해 봐야 가능했을 생각들이라 앞으로도 팀원들 코드를 살펴봐야 하겠고, 컨벤션뿐만 아니라 좀 더 깊은 내용도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

2025-02-27 목

QueryDSL로 여러 개의 Join 조건이 걸린 복잡한 쿼리를 짜다가 상당히 고생했다.

Left join으로 연관 테이블들을 join 하다 보니, select 한 항목 중에 null 상태로 대입된 필드들이 남게 되었다. 거기다 변경에 대응하겠답시고, @QueryProjection 어노테이션이 붙은 생성자 parameter를 객체로 해두었기 때문에 null에 체이닝 해 getter 메서드에 접근하면서 Null Pointer Exception이 떴다.

정리해 놓고 보니, 비교적 인과가 분명하지만 처음 현상이 발견되었을 때는 스키마도 변경 중이었고 의심할 항목이 많았기 때문에 파악이 쉽지 않았다.

연관 관계나 서브쿼리, join 테이블의 on 조건 등 관련된 요소를 대체하면서 하나씩 후보를 좁힌 끝에 해결할 수 있었다. 소거를 시도하기 전까지는 급하게 생각했고 많은 시간이 낭비됐는데, 차분하게 하니까 잘 됐다.

2025-02-28 금

github issue를 어떻게 써야 할지 좀 더 감이 잡히는 날이었다. issue 이외에 '작업을 선언해 둘 수 있는 문서'는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API 문서'로 프론트분들과 협업하기 위해 작성했으며, Request와 Response에 집중되어 있다. 다른 하나는 '작업 문서'인데, 이력에 적을 수 있는 항목, 그 하위의 세부 작업들을 기록해두는 형태였다. 이렇다 보니, issue를 적는 일은 중복된 활동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런데 리팩토링할 내용을 적어 두니까 'API 문서'와도 '작업 문서'와도 겹치지 않을뿐더러, issue를 생성한 순간, webhook 알림이 발생함으로써 내 수정 방향을 미리 전파하는 효과가 있었다.

그래서 리팩토링을 할 때는 적극적으로 사용하려 한다.

그리고 API 문서와의 중복까지는 괜찮은 느낌이다. github issue 안에 markdown으로 체크 표시를 만들어 두면, 수정을 하지 않아도 체크한 내용이 반영되어 빠르기도 하고 github에 접속했다는 것부터 인터페이스로 마우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 되니까 입력하는 부담이 적은 거 같다.

github과 통합돼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2025-03-01 토

다이소의 '빈티지 북 스토퍼'가 잇템이라고 해서 사봤다. 뭐라도 사니까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집게 안쪽에 페이지가 상하지 않게 마감을 덧대어 놓은 제품이다. 1개 1,000원이라 뛰어나다고 할 만한 품질은 아니지만, 잡는 부분의 크기가 엄지 마디 1개 정도라서 사용하기 편한 거 같다.

2025-03-03 월

영화 '미키 17'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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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서 조금 걸렸던 것은 멀티플을 확인했을 때, 미키 17을 대하는 나샤의 모습이었다.

작품의 무대인 우주선이 외행성 니플헤임으로 출발하기 전부터 멀티플은 이미 사회 문제로 대두됐었기에, 프린팅 기술이 혼을 이전하는 게 아니라 기억을 복제할 뿐인 것은 파악하기 어렵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또한 그녀는 17 이전의 미키가 성격적 특징이 달랐다는 점을 17에게 일러주기도 했다.

이런 전제들을 빼고 보더라도 동 시기에 활동하는 17과 18, 둘을 보고서는 서로 다른 인격체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었을 텐데, 17의 마음은 충분히 고려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마약성 물질인 옥시조폴 또한 적당한 변명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이 장면들은 아주 짧은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정말 조금밖에 안 되는 조미료로도 요리의 전체적인 인상이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영화를 다 봤을 때, 나는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했다. 18은 나샤가 미키에게 행했던 헌신을 믿었다. 잘했던 일과 못했던 일, 서로 상충이 될지 어떨지는 몰라도 그들에게는 신뢰가 있다.

또한 미키를 체념하게 했던 트라우마는 아마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극복되었다. 그러니까 그들은 앞으로도 잘해 나갈 것이다.

이런 예상이 들어서 괜찮게 봤다.


이전에 프론트 팀원분들에게는 인원 충원을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물었었다. 백엔드 팀을 충원해 왔던 목적이 '채용 공고가 뜨는 시기에 맞춰, 개인의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였으므로 이런 시각으로써는 필요한 일로 생각되었다.

그래서, 관련하여 프론트 팀이 따로 회의를 가진 이후, 충원 없이 해보겠다고 하셨을 때는 염려를 전하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 책 '협력의 진화' 리뷰를 살펴보니까, "빠른 인사 교체는 결국 조직 내 협력을 감소시킨다."는 문구가 있었다. 이를 보고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구직 기간 내에 프로젝트가 운영되는 만큼, 백엔드 팀의 결원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인사를 해야겠다는 판단이 섰고 프론트 분들의 결정도 결속력을 중시하셨겠다고 추측할 수 있었다.

2025-03-05 수

QueryDSL의 동적 정렬을 적용한 PR을 올렸다. 'orderBy 체이닝 메서드' parameter로 OrdesSpecifier 객체가 필요한데 이 객체 생성에는

  • 조회 대상인 엔티티 alias에 해당하는 문자열,
  • 그리고 정렬 기준이 되는 필드의 이름.

이 둘을 요구한다. 두 문자열 변수 모두 enum이 가지도록 하면 책임이 명확해질 거 같아서 Java Enum 활용기를 참조하여 작업해 봤다.

구현 과정에서는 자바 제너릭과 메소드 오버라이딩을 활용해야 해서 객체 지향적인 코드를 짜려면, 자바를 깊게 봐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런데 비즈니스 요구사항과 구현 아이디어가 다 분명하다 보니까 정작 QueryDSL의 동적 정렬은 어떤 형태가 일반적인지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고 초안을 내버렸다.

마감에 쫓겨서 그랬지만 간과한 것의 크기가 크다는 생각이 든다. 재조사 작업도 TODO 목록으로 올리고, 리팩토링 가능성도 열어 두어야 하겠다.


기술 면접 질문 저장소를 살펴봤다. 분량이 훨씬 많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Python이나 CS 일부를 제하면 읽을 만한 양인 듯하다.

제시된 답변들은 두괄식으로 요약된 이후 설명이 나오는 순서라서 이 문답들을 읽는 것도 괜찮은 공부 같았다.

2025-03-06 목

백엔드 회의를 했다. 팀원들이 스키마에 관해 저마다 의견을 내주었다.

면밀히 따져 보면, 원래 스키마에 대해서는 면접관들이 깊게 파고들 수 없는 분야일 텐데 백엔드 개발자로서 다들 몰입해 준 것 같다.

프론트 분들과의 회의에서도 프로젝트가 순항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전체적으로 결론이 좋게 나온 날이었다.


notion에 두 개 문서를 새로 만들었다. 이력서를 한 개 레코드로 하는, 이력서 문서와 채용 공고를 한 개 레코드로 하는, 지원 현황 문서다.

지원 현황에는 관계형 속성으로 '이력서' 컬럼을 두었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지원 현황' 테이블 레코드 하나마다 구글 드라이브 url 주소를 붙여넣는 게 아니라, 클릭 한 번으로 해당 공고에 제출했던 이력서를 연결할 수 있게 됐다.

정규화가 되는 걸 보니까, 과연 notion 표가 데이터베이스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겠다.

기존에 제출했던 내역도 모두 입력이 끝났고 앞으로 많은 수의 지원이 쌓여도 커버할 수 있을 거 같다.

2025-03-07 금

이토 준지 걸작집의 다섯 번째 권, 탈주병이 있는 집을 봤다.

접기 / 펼치기를 믿고 작품 감상에 영향을 끼칠 만큼 스포일러를 썼다.

스포일러 접기 / 펼치기

단편들의 묶음으로 구성된 책이다. 사자의 상사병에서는 부족한 분량이 단편으로 채워졌었는데, 그것들에서는 크게 만족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이 단편들은 앞서 말한 작품들과는 달리 꽤 좋았다. 구체적으로 '견디기 힘든 미로', '괴롭히는 아이', '탈주병이 있는 집' 이것들이 뛰어났다.

'견디기 힘든 미로'에서는 저학년의 학생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이 학생은 어쩌다 보니 자신의 뒷담화를 듣게 되었고, 그 이후 다른 사람의 시선이 신경 쓰여 등교를 거부하게 됐다.

그래서 친구가 얘기할 시간을 만들고자 산으로 여행 계획을 잡았고, 거기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들은 한 수행승들과 마주치게 되는데, 어느 때부터는 입정 의식에 들어가 미라가 되어 생을 마감하는, 조금 극단적인 종교인들이었다. '주인공 무리에게 같은 일을 강요할지'도 물론 긴장 요소의 하나지만, 의외로 조연들의 입을 빌어 금방 해소가 돼 버린다.

다만 탐색 중에 의식 장소에 가게 됐고 길을 잃어 미라들 사이에서 헤매는 처지가 되었다. 탈출로를 찾는 건 어려웠고, 마음이 약해진 주인공은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는다.

학교 친구들이나 길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다. 다들 날 힐끔힐끔 본다. 지금도 미라의 시선이 느껴진다고. 히스테릭한 반응에 친구는 주인공을 안심시키기 위해 직접 확인해 볼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주변에 있던 건 막 의식을 시작한, 아직 살아 있는 자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이었다.

이 마지막 장면, 일반적으로 생각해 보면 미로의 출구에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길을 헤매게 하기 위해 설계된 장소가 아니고 지하로 안에 밀도 있게 신자들을 채워넣기 위한 곳이니까. 살아있는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은 청신호에 가깝다.

더군다나 이들이 의식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도 드러났으니 나갈 곳을 물을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왜 이 상황이 더욱 두렵고 극적인 장면이 될 수 있었을까.

아직 성숙하지 못한 면이 있고, 남의 시선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화자로 설정됐기 때문이다. 감정 변화를 내면에서도, 외부에서도 모두 드러낸다.

세세한 설정에서부터 치밀하게 짜놓은 한 편이기 때문에 납득할 만한 개연성 안에서 독자를 공감하게 한다. 그런 점에서는 '토미에'와 다르고, 개성 있게 보였다.

설명하지 않은 두 단편, '괴롭히는 아이', '탈주병이 있는 집'도 모두 다른 매력을 가지면서 완성도 있었다.

2025-03-09 일

멘토링을 받는 중에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다. 초기 성장 중인 기업에도 지원을 많이 해보라고 하셨는데, 근래에 생각해보시기를 업무의 밀도나 속도에 있어서 장점이 있는 거 같다고 말하셨다.

환경마다 커리어를 쌓는 방법이 다를 텐데 말씀하신 장점을 살려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2025-03-12 수

새벽이 됐지만, 일이 있어서 백엔드 팀원들이 늦게까지 대화하며 문제를 해결했다.

이런 상황을 부산에서는 "마, 뜨겁나." 라고 하는 거 같은데 부산은 잘 몰라서, 맞게 표현했는지 모르겠다.

2025-03-14 금

내 꿈 중 하나는 선물을 고르는 일이었다. 분류를 따지면, 오래 남는 것도 있고 금방 없어지는 것도 있지. 그중에서는 과일을 평소에 잘 알아두었다가 준비할까 했다.

고르면서 얼마만큼의 공을 들였는지 말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질 거 같았고, 전해준 뒤에는 미리 조사한 만큼 맛의 차이는 있겠지만, 잠시 입에 머물다가 역시 금방 사라져 버릴 거다.

그래서 과일을 선물 받고 먹은 기억은 있어도, 누가 줬는지 까먹게 됐을 때 오히려 가치가 온전히 남는 셈이 될 거라고 여겼다.

그런데 오늘 생각하기를, 이건 내 꿈이지만 팀원들이 비슷하게 성취했다는 감상이 있었다.

거의 1년 가까이 지속한 취미인 공개 일기. 그중에서 제일가는 원칙은 일기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게 한다는 것이어서 거의 자기 검열하지 않았다.

한 가지 예외로, 성패가 나오지 않은 일은 가능한 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아도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래서 그에 관련하여 받은 도움 중에 기록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

지금은… 도와준 사람은 기억하지만 정확히 어떻게 해줬었는지 까먹어버렸다. 일이 잘 풀린다고 쳤을 때, 결정적인 영향이 있었는지, 아닌지도 파악하지 못하겠다.

이것도 온전한 선물이 된 셈 아닐까?

씨앗이 여러 개 뿌려지고, 몇 개는 열매를 맺는 그런 느낌이다. 대부분의 선행은 아마 이런 식으로 동작하겠지.

나도 착하게 살면 비슷하게 꿈을 이룰 수 있겠다.


Spring Security가 적용된 컨트롤러 테스트를 어떻게 하면 좋은가. 이 문제는 여러 번 이야기가 나왔던 거 같다.

프롬프팅을 하다 보니, 메서드 시그너쳐에 어노테이션을 설정하지 않고, mockMvc의 체이닝 메서드만으로 테스트 가능하기에 적용해봤다.

2025-03-15 토

'개발자를 위한 생각의 정리, 문서 작성법'을 읽었다.

조금 읽다 말았었는데,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걸 보다 높은 해상도로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목적을 두니까 이전보다 나은 동력을 가질 수 있었다.

2025-03-16 일

던킨 도너츠 매장에서 커피를 마셨다. 배스킨 라빈스와 한 플로어를 공유해서 쓰는 곳이었다. 문제점은 한 쪽은 EDM을 틀어 놓았는데, 다른 쪽은 10cm 분위기의 발라드를 켜 놔서. 둘이 동시에 들렸다.

커피 마시는 장소치고는 굉장히 정신 사나운 분위기였다.

비슷한 이미지로 스폰지밥의 댄스파티 영상이 떠올랐다.

듣다 보니, EDM이 멈추고 서정적인 노래가 흘러나오기에 이제 진정이 되는듯 싶었지만, 발라드를 틀던 쪽에서 EDM을 재생하기 시작해서 나한테 왜 이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준호 님을 만났다. 현재 근무하시는 곳에서 제품 및 기술을 총괄하고 계신다. 개발 중인 제품에 관한, 서비스 인터뷰가 필요하다고 하시기에 프로덕트에 관심이 많아서 해보겠다고 답했다.

대화 중에 앞으로 어떤 일을 계획하시는지 들으니, 사업성도 충분하고 좋아 보였다. 그래서 전망이 괜찮게 보인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고, 표현 방법으로 '개발자를 위한 생각의 정리, 문서 작성법' 중 한 단락을 이용했다.

기획서·제안서 파트에는 PREP 패턴이라는 것이 있는데, 요점-이유-증거-예시-요점 순서로 말하면 기획에 대한 설득력이 높아진다고 한다.

이 내용이 떠올라 '분야는 다르지만 유사해 보이는' 성공 사례 몇 가지를 들어, 말씀해 주신 것을 뒷받침하는 식으로 긍정했다.

제품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도 했다. 하나를 꼽자면, 밴드 Frederic의 곡은 oddloop만 알고 있었는데 다른 뮤비들도 영상미 있게 잘 만들어졌다고 알려 주셔서 곡을 탐색할 수 있게 됐다.

2025-03-17 월

그간에 적어 놓은 몇 군데를 돌아봤다. 행동반경이 좁았어서 얼마 걸리지 않았다. 같은 장소를 걸어도 신경 쓰지 않고 지나치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주의를 두니까 어떤 부분이 변하고 다른 데는 변하지 않았는지 눈치챌 수 있었다.

나중에는 이런 생활 양식을 여러 거점을 두고 하고 싶다. 통합된 개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컨셉트를 몇 가지 알고 있으니까 노트북만 들고서 돌아다니면 가능할 거 같다.

2025-03-18 화

어젯밤에는 눈이 조금은 쌓일 정도로 내렸었다. 그래서 아침에 나가니, 조금 신기한 걸 볼 수 있었다.

공원 벤치 위에는 비를 피할 수 있게 지붕이 쳐져 있는데, 지금처럼 눈이 쌓일 상황을 상정해 놓았는지 약간 경사지도록 지붕이 설계돼 있었다.

그래서 벤치 옆 한 면으로는 전날 쌓였던 눈이 녹아서 물이 떨어졌다. 파이프를 따르는 게 아니라 균일하게 떨어지고 있어서 꼭 거기에만 비가 내리는 거 같았다.

일 년 중 하루. 그리고 오늘 같은 추운 날에만 볼 수 있을 테니, 타산은 맞지 않겠지만 조경 시설로써 괜찮아 보였다.

2025-03-19 수

백엔드 회의를 했는데, 팀원들이 내가 기대하던 것보다 더 도와준다는 감상이 있었다. 나도 팀원들에게 노력하긴 하지만, 아마 많이 기여해주는, 주된 이유는 아니었을 거 같다.

그냥 무엇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가의 차이. 팀원들이 가진 직업의식, 소명의식의 영향이 제일 컸다고 생각한다.

한편, 무엇이 주가 됐는가를 생각하면서 내가 그간에 노력한 건 아예 이유가 되지 않았는지 같은 물음도 떠올렸다. 그래서 잠시 쟤 보니까, 아마 조금 더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정도로는 도움이 되었겠다고 추측했다.

좋은 사람이 된다는 건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준다. 이 팀에서 그렇게 해주는, 팀원들에게 감사하고 앞으로도 노력이 좀 더 쉬워지도록 돕고 싶다.

2025-03-20 목

민기 님하고 대화했다. 이력서를 계속 수정하면서, 처음 읽는 사람에게도 잘 읽히는 걸 목표로 작성했는데 간과한 게 있었다.

기술적으로 어떤 걸 해결했는지 서술에서 잘 드러나지 않았다. 작성 당시에는 문제 보고서를 기초 자료로 했었기에 보이지 않던 단점이었다. 짚어주셔서 알 수 있었다.

조언 중에 본인이 취업을 준비할 때 이야기를 들려주시기도 했다. 의욕적으로 준비하는 데 보탬이 되었다.

2025-03-21 금

밀도 있게 하루를 보내 보려고 안간힘을 썼다.

2025-03-22 토

점심시간이 약간 안 되어, 밖을 걷고 있었다.

도로 건너편을 보니까 한 고양이가 건물 모퉁이에서 목을 살짝 빼고는 행인이 보일 때마다 울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자기 쪽으로 부른다는 느낌.

그냥 그렇게 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에 발길을 돌려 고양이 근처로 갔다. 한 3m 거리에서 "야옹"하고 허접한 소리를 냈는데도 별로 피하는 기색이 없었다. 고양이 바로 옆에 가 양반다리로 앉았다.

그랬더니 무릎 앞을 지나쳐서는 내 오른팔에 엉덩이를 갖다 댔다. 아마도 자기 냄새를 묻혀서 이후에 기억할 수 있도록, '친구 등록'을 한 거 같다. 고양이는 곧 몸을 말아 엎드려서 자리를 잡았다.

이때 떠오르기를, 예전에 봤던 녀석과 같은 고양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구는 점도 그렇고, 털색도 비슷했다.

지난번에는 자음 체계도를 기준으로 동물의 귀에 거슬리지 않을 노래를 고른 후 핸드폰으로 재생해 들려줬었다.

이번에도 같은 노래를 들려줬다. 햇볕이 잘 들기도 해서 나란히 일광욕을 하는 느낌이었다. 두 번째도 들려주면 좋겠다 싶어, 무얼로 할지 고민했다.

아예 가사가 없는 것을 고르면, 역시 동물의 귀에 거슬리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 음악을 선택했다. 이걸 들을 때면, 그날의 연속된 흐름이 끊기는 듯한 기분이 든다. 영 현실감이 없는 동화 같은 곡이다.

첫 음이 높아서 잠깐 놀란 듯 했을 때는 선정에 실패했나 싶었지만 크게 싫어하진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끝난 후에는 지체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바이 바이"하고 가려는데 고양이가 영 정신이 없이 허공을 응시하고 있어서, 나와 있던 때를 곱씹고 있구나 하고 건방진 생각을 했다.

얼마 동안은 그 자리에 계속 있었겠지만, 이미 작별 인사를 한 터라 돌아오는 길에는 다시 마주치지 않는 경로를 택했다.

2025-03-25 화

누군가가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는, 선행을 하나 했다.

인근 건물 6층에 있는 헬스장에서 핸드폰이 떨어졌는데, 내가 발견하여 주인에게 돌려줬다. 머리에 안 떨어져서 다행이다.

맞았으면 얼마나 다쳤을지, 어떤 운동을 했길래 창문 방향으로 핸드폰이 날아갔을지 잠시 궁금해졌다. 하나 추측해 보자면, 창문 근처에 가방 및 소지품을 두다가 떨어뜨린 게 아닌가 싶다.

올해에만 비슷한 일이 2건 더 있어서 특히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상적인 즐거움에는 소홀해지기 쉬우니까, 내가 선행을 해서 얻은 보람도 제대로 대우해 줘야 우연히 만날 기회들에도 같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오늘의 기록은 평범함을 위한 의식적인 노력의 하나이지만 직감에 의해 결정했기 때문에 적확했는지 모르겠다.

2025-03-26 수

한정적인 리소스들을 어떻게 쓸지 고민했다.

2025-03-28 금

어떤 분이 이직 후기를 작성하셨길래 구경했다.

연차에 맞게 요구되는 능력이 있고 이전 직장에서 그를 충족하려 하셨지만,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되어 있는 등 권한이 부족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직을 결심하신 건데, 조직의 관심사가 현재의 기능이 잘 동작하는지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권한이 더 주어지지 않았던 거 같다고 분석하셨다.

이 단락을 읽으며 생각해 보기를, 소속된 팀이 다루는 제품의 성장 단계가 어떤가에 따라서 언제든지 권한이 제한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한된 권한 안에서 어떻게 실력을 키우고 업무 만족도를 높일지. 때때로 고민해 볼 만한 주제다.

2025-03-29 토

직업인으로 가질 수 있는 여러 마음가짐들. 포트폴리오 프로젝트에서부터 실천해볼 수 있지 않나 그런 의문들이 떠올랐다.

2025-03-30 일

웹 서핑 중에 본 일화가 하나 생각난다.

교수자가 청강생들에게 말하기를 "수업이 어렵다면, 그건 내가 여러분들을 존중해서 그렇습니다." 이런 얘기를 했다는데,

청자의 수준이 충분히 높다면, 풀어내지 않고 말하는 것도 효율적이겠다는 감상이 있었다.

2025-03-31 월

2월 15일날 선배 개발자에게 화면 공유를 하며 질문할 때는, 아.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그중에 30개가 넘는 커밋이 쌓인, PR을 보며 사람들이 당황했던 게 떠올랐다. 나도 당황했다. 커밋 개수가 문제가 될지 몰랐으니까.

기능 단위로 병합을 요청하며, 동작하는 상태로 올린다는 두 가지 목적에만 집중했어서 그 외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요즘 생각하기로는 작업 내용이 전파될 이유가 있고, 병합 시 장애를 만드는 게 아니라면 PR을 올려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묘한 차이지만, 좀 더 잘게 쪼갤 수 있다.

2025-04-01 화

기술 스택이 다른 공고에 지원하면서, 관련된 키워드를 찾아봤다.

검색 결과 중에 설명이 잘돼 있는 블로그를 하나 발견했는데, 그 블로그 주인분은 해당 직무에서 이미 경력을 많이 쌓으셨음에도 롱런할 방법을 탐구하고 계셨다.

포지션의 숫자에서 오는 위기감 때문이라기보다는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공부하시는 게 아닐까 추측했다. 그런 노력에서 직업의 무게감이 느껴졌다.

그래서 진지하게 생각해 봤다. 나는 커리어 패스를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까. 먼저, 어떤 방향을 하나 짚었을 때, '그게 나에게 제일 적합한가 혹은 그렇지 않은가'의 yes or no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본질적으로, 경로가 구체적이어야 할 거 같았다.

높은 산을 완등하려면 아마 전략이 중요하다. 단순히 위를 향해 오르는 게 아니라, 체력을 온존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겠나. 커리어 패스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했다.

2025-04-03 목

강주 님과 대화했다.

내 코드를 보며, 
제너릭에 관하여 설명해달라고 하시기에
사용 용도를 풀어서 말씀드렸다.
그런데 혹시 한 단어로 표현해 볼 수 있을지,
본인은 '타입 힌트'로 줄여보겠는데 이 답은 적절한지 물어보셨다.

타입 힌트라고 함은, 정적 타입 언어에서 변수나 매개 변수의
자료형을 명시하는 역할을 하는 용어로 아는데
이와 엮어 대답하지는 않았다.

대신에 T extends some-object 와 같이 서브 타입만 허용하는, 
제너릭의 표현 범위 전부를 포함하지는 않는 거 같아 
이를 말씀드렸다.

한 단어로 줄여보라는 물음을 들으니,
이 정도까지 축약해 볼 생각은 안 했었던 만큼
'축약하는 일'의 적절성을 판단해보겠다는 사고로 이어졌다.

추상화 단계를 점차 풀어내는 방식으로
상대방이 원하는 만큼 구체화된 답을 낼 수 있을 테고, 역으로
추상화된 형태를 만들어 놓는 것 또한 괜찮은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함수형 인터페이스를 매개변수로 하는 
메서드 작성 의도가 무언지,
다른 이들이 보고 이해할 수 있을지 물어보셨다.

첫 번째 질문인, 메서드 및 매개변수의 작성 의도에 대해서는
'함수형 인터페이스는 저마다 역할이 나뉘므로,
메서드를 처음 보더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했다.'고 답변드렸고,

두 번째 질문, 다른 이들이 이해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겠지만, 이 메서드를 호출하는 쪽에서는 메서드의 이름만을
관심사로 가지고 사용할 수 있다.'고 말씀 드렸다.

한편 답변이 서로 모순되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메서드를 사용하겠다는 의사와, 세부 구현 사항을 알겠다는 의사는 다르고
구현 내용을 보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함수형 인터페이스의 학습 곡선은
금방 커버될 거라는 계산이 있었다.
이를 잘 설명했다면 더 좋았을 거 같다.
본인이 짜놓은 코드를 보여주시기도 했다.
커맨드 객체와 argument resolver를 사용해서, 
요구사항 변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코드였다.

나는 DTO의 사양이 변경되면, IDE 힌트를 통해
각 계층의 코드를 수정하고 있었으므로 
소개 받은 내용의 효용이 좋다고 생각되었다.

이 외에도 조금 더 많은 대화가 있었고, 정확한 흐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몇 가지를 말씀드렸다.

"제가 얼마나 하는지 검사하셔야 하겠지만, 제 입장은 개발자로서 대화하러 왔다.", "입사할 수 있다면, 배운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든 일을 나눈다는 생각으로 하겠다."

전부 꾸밈없는 말이었다.

작년부터 조금씩 이해하게 된 것은, 
'역할'은 처음부터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스스로 선택했거나 동의하여 가지게 된다.
그래서 '도전적인 일'이 자주 선택되며,
어려움이 동반된다.

그를 알고 있다.

무엇을 고르고, 가졌는지는 다 다르겠지만,
동료의식이 있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해서 그런지, 다짐과 비슷한, 저 문구들도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었다. 기술적인 문답들도 같은 태도를 가지고 얘기했다.

덕분에 평소보다 기량이 저하되지 않았다. 면접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곧 합격했다고 안내받았다.

2025-04-05 토

기용 님의 영상에서는 환경 이야기가 나온다. 나에게 안 맞는 환경에 있으면서 내 탓을 하기 쉽다는 얘기인데.

보통은 조직이 바뀌기 쉽지 않지만, 충분한 계기만 있으면 환경도 바뀔 수 있지 않나

작은 조직, 가령 두 명의 개인 간에 합이 잘 안 맞는다고 하면, 그라운드 룰을 변경하고, 새로운 인원을 충원함으로써 잘 맞게 될 수 있지 않을까.

2025-04-07 월

출근한 곳에는 퇴근할 때 인사하는 문화가 있다. 그를 따랐더니, 건너편에 앉아 계신 분께서 반갑게 맞아주셔서 안심되는 기분이 들었다.

2025-04-10 목

팀원들과 저녁을 같이 먹으며 생각하기를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주제임에도 관심을 갖고 대화를 이어가려는 노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다들 능숙하게 하고 있으니, 노력보다는 적극성이라는 표현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키워나갈 수 있는 기능 중에 굉장히 따뜻한 종류의 능력인 거 같다.

2025-04-11 금

어제는 동료들이 퇴근 이후의 삶을 얘기했다. 그를 들으며 일로 인한 부하를 나누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러 고민을 했다. 고민한 내용 중에는 출근을 일찍 하지 않는 것도 포함돼 있었다.

직군이 다르면 위임 형태로 일이 이루어질 텐데, 내가 아직 협업에 대응할 수 없을 때 요청을 받으면 요청이 좌절된 경험이 쌓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신 그 시간에 업무에 필요한 기능을 숙련하는 것을 고려했다.

하지만 출근한 지 며칠 되지 않았으니, 소통 경로가 한정되는 경향이 생길 시기는 아니라고 결론 내리고 일찍 집에서 나왔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조건이 맞았을 때 효용이 많이 증가한다는 걸 실감했다.

2025-04-15 화

회귀 방지라는 개념이 생각나는 날이었다. 방향이 틀어진 채로 멀리 나아가면 그만큼 돌아오는 데 오래 걸리게 되는데 그 반대로 '내가 맞게 가고 있는지' 빠르게, 자주 점검할수록 돌아오는 거리가 길어지지 않게 예방할 수 있다는 용어다.


모르는 음악을 탐색하는 건 재밌다. 동료들의 추천곡을 들으면서, '주변 듣기' 앱으로 몇 개를 건지기도 했다.

시티 팝에 랩을 결합해 놓은 곡도 괜찮았는데, 이것은 제때 탐색 버튼을 누르는 데 실패해서 저장하지 못하고 놓쳐 버렸다. 아마도 마츠바라 미키의 stay with me 위에 부른 거 같았는데.

2025-04-16 수

퇴근 이후에는 개발자 모임에 다녀왔다. 보통 모임은 특정 주제를 지닌 채 발표자와 청중, 두 역할로 나뉘어 참여하게 되지만,

여기는 자유롭게 서로를 소개하고 얘기하는, 조금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몇 사람을 건너 초대된 탓에 사전 정보가 적었으므로 도착하고서 이러한 특징을 알았다.

그 자리에 맞춰 행동하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얻어가는 점도 있었고, 하루를 정리하기에 적절한 면이 있어 좋은 기회였다.


의존성 역전에 관해 논의했다. 기존에는 이를 적용함으로써 요구사항 변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되는, 도구이자 원칙 같은 것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니,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의존성을 약하게 만든다는 구체적인 용도에 주의하게 됐다.

지식의 효용을 알고, 동의할 수 있어서 기뻤다.

2025-04-17 목

점심시간에 들은 스토아학파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어떤 특정한 것을 기대하면, 먼저 바랐던 결과보다 못할수록 실망하고 그 이상이 돼야 만족에 가까워지는데 여행도 가기 전이 오히려 가장 즐거운 것처럼, 높은 것을 기대하며 행복에 이르기 어렵다.

그래서 가장 낮은 것을 바라, 만족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스토아학파로 이해했다. 내가 써볼 수도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책 얘기를 하면서 꼬리 물기처럼 해당 주제가 나왔었는데, 가장 관련성이 높은 책, '안티 프래질'이 원래는 금융공학 서적인 만큼 다양한 읽기가 통찰력을 주는 거 같았다.

상혁 님이 소개해주신 다른 네 권. '10 배의 법칙', '간헐적 몰입', '아비투스', '나는 스무 살의 나를 존중한다'도 같은 의미로 기억해두면 좋겠다.


돌아오는 길에는 보노보노의 주제곡, 지름길로 가고파를 생각했다.

그간에 내가 행복해지는 상상을 하기가 어려웠어서, 낙천적인 마음을 가져야 할까 싶었더니 이 노래의 분위기가 떠올랐다.

2025-04-18 금

'최고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강의'를 마저 봤다. 절반쯤 봤을 때는 이만하면 쓸만한 부분은 다 건졌다고 생각했지만,

빌린 책이라 다 읽고 반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봤더니 흥미로운 내용을 발견했다.

활용 방법으로써 영어 노래를 원천으로 하여 { 단어, 유사어, 의미 } 의 영어 단어장을 만드는 예시가 나와 있었다. 배운다면 이렇게 배우는 게 재밌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예문도 잘 내줄 듯하고.

2025-04-19 토

아침 10시까지 잤다. 잠 은행이 원금 회수를 한다는 그런 비유가 생각났다.


살던 곳으로 돌아오니까, 추워지고부터는 들리지 않던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렸다. 공원 관리과에서 잡초들을 하도 갈아 놓아서 다들 겨울잠에 든 건지 아니면 서식지가 헤쳐져서 떠난 건지 헷갈렸는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5-04-21 월

감사하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2025-04-22 화

식비를 아낄 방법들을 쟤보고 있다. 알리오 올리오처럼 간단한 요리도 후보군이고 지금 머무는 고시원에서 봉지라면 종류별로 하나씩 빼기도 진지하게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도움에 대해 생각해 봤다. 얼마 전에는 사양하는 게 일반적인 미덕이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은 성취되기 어려운, 일종의 청사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건네기 위한 넉넉함도 필요하고, 자립과 배치되는 성격도 있어서 혹시 바라지 않을 수도 있으니 이러한 몇 가지 난관을 뚫고서야 달성된다.

그런 와중에 도움을 솔직하게 받음으로써 난관 중에 하나라도 뺀다면, 그것 또한 돕는 일이고 괜찮은 행동 같다.

경기에서 열심히 달리는 주자들을 보면 응원하기가 쉬운 것처럼 나도 노력하고, 솔직하게 받고 유리한 길을 긍정적으로 봐야 할 때다.

2025-04-23 수

'중복없이 그리고 빠짐없이'의 줄임말인 MECE(Mutually Exclusive and Collectively Exhaustive)를 떠올렸다.

'개발자를 위한 생각의 정리, 문서 작성법'이라는 책에서 처음 봤었다. 어떤 개념에 대해서 중복없이 그리고 빠짐없이 분해하는 작업은 시도는 즉시 가능한 것과 달리, 충분하게 수행하기엔 어려운 능력으로 소개돼 있었다.

오늘은 관계사의 요청을 추가 질문을 통해 명확하게 재구성하거나 이전 거래액을 근거로 새 요금을 특정하는 등 팀원들이 작업하는 걸 보면서 '아 이렇게 결과물로 이어지는구나.'하고 생각했다.

만약 MECE를 잘하려고 노력한다면, 책만 읽은 상태에서는 중요하다고 설명돼 있으니까. 거기에 믿음을 가지고 맹목적으로 따르는 게 최선이었겠지만, 지금은 어떻게 효용이 발휘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구글 맵을 설치해 봤다. 레벨 시스템이 있는데 못 가본 곳을 탐색해 보고 그에 대한 보상을 얻는다면, 근래에 추구하는 생활상과 맞을 듯해서 적합할 거 같았다.

굿즈, 구글 드라이브, 구글 포토도 공짜로 준다고 한다.

켜서 둘러보니까 기존에 쓰던 네이버 지도와 다른 디자인에도 금방 적응이 되었고, 주목하지 않던 몇 장소들도 가볼 만한 곳이 보였다.

2025-04-24 목

짧은 계획과 긴 계획, 두 가지를 잘 구성할 수 있다면 좋겠다.

2025-04-25 금

전기 포트에 물을 끓이는 동안 도쿄지헨의 '능동적 3분간'이 떠올랐다.

2025-04-26 토

꽃을 대신 사서 어머니께 전해달라는 아버지의 부탁을 받아 꽃집에 갔다. 가격대에 맞게 미리 완성된 꽃다발들이 준비되어 있을 줄 알았지만, 방문해 보니 그렇지 않고, 즉석에서 몇 개를 골라 만들어 주는 방식이었다.

기다리는 처음에는 사장님이 다발을 만드는 것을 보다가 문득 꽃집을 소유한 사람은 이 장소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뒤쪽에 보이는 싱크대는 작업만을 위한 공간인지, 아니면 식기 등 다른 생활을 위한 도구들이 있는지 살펴보기도 했고 가게 왼편 선반에 진열된 물건들을 관찰하기도 했다. ㅡ미니멀리스트들을 위한 디자인 잡지가 있었다.

그리고 카운터 쪽으로 가능한 한 걸어가다 뒤돌아 입구 쪽을 보면서 평소에는 어떤 시야가 보이는지 층고가 자아내는 공간감은 어떠할지 같은 것들을 체험해 봤다.

이러한 탐색 과정 중에 사장님은 돌연 배경 음악을 콧노래로 따라 부르셨다.

나는 그 이유를 '혼자 있는듯한 기분이 들어서'라고 추측했다.

본인은 작업에 집중하고 있고, 나도 다른 데 정신이 팔려 있었으니 비슷한 감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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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정도면 오를 수 있는 '오난산'이라는 이름의 언덕에 다녀왔다. 면적이 좁으므로 그만큼 관리가 용이한 듯, 철쭉이 빼곡히 심어져 있었다.

옆에서 찍은 이 사진은 높은 밀도를 체감하기에 좋지만, 아래에서 위쪽으로 봤을 때가 좀 더 마음에 드는 풍경이었다.

2025-04-29 화

kanata를 도입해 봤다.

하드웨어 레벨에서 키 입력을 가로채고 내가 원하는 키코드로 변환해 주는 리매핑 툴이다.

설정 파일의 많은 수정 끝에, 사양 몇 개는 바라는 대로 동작하는 걸 확인했다.

vim.kr 채널에서 이 도구를 처음 알게 됐었는데, 여기서 들었던 다른 컨셉트들도 적용하고 싶다.

광효 님의 터미널에서 Vim을 활용해서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도 요즘 익히는 파이썬이 예시로 나와 있어서 해볼 만할 거 같고.

2025-04-30 수

지역 공원에 다녀왔다.

그다지 넓지 않은 곳이었는데 도착해서 줄넘기할 평평한 땅을 찾아다니다 보니, 마땅한 곳이 가로지르는 통로. 딱 한 곳밖에 없었다.

그래서 넘다가 사람이 지나가면 눈치를 보며 살짝 빠져 있기를 반복했다.

한 번은 신혼부부가 지나가길래 똑같이 줄을 넘다 멈추고 목을 긁으며 서 있었는데, 남자분께서 "흐름 깨서 미안해용" 하고는 지나가셨다.

미안해야 할 사람은 아무리 봐도 유일한 통로에서 줄 넘고 있는 나 같아 사과를 받은 게 인상 깊었다.

아직 갓난쟁이 아기를 데리고 다니시는 모습에 멀찍이 보였을 때도 그들이 행복하길 바랐는데 모르는 사람끼리 선의를 가졌던 듯하다.

2025-05-02 금

비둘기 집을 치웠다. 전날 밤 에어컨 실외기 쪽에 가지들을 물어 둥지를 만든 듯하다.

오전에 발견하고는 그것들을 다 빼놓았는데, 이미 자기 터로 인식했는지 맨 철판 위에다가 알을 낳아서 황당하기도 하고 또 품고 있는 걸 보면 안쓰럽기도 했다.

인근 나무에 둥지와 알을 옮겨 놓으면 거기로 옮겨줄까 기대했지만 잘되지 않았고, 우리 집이 이들을 돌봐줄 수는 없기에 최소한 이 자리를 빠르게 포기하도록 만들어주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검색해 보니, 이 녀석들이 실외기를 은폐, 엄폐물로 생각하고 터를 잡은 거 같아서 빈 공간을 은신처로 삼기에는 불편하도록 공간 사이 사이를 노끈으로 둘러막았다.


chatGPT를 목적에 맞게 커스텀해봤다.

처음에는 모범이 되는 사례들도 조사해보고 했으나, '결과물을 출력하고 다시 보충하는 작업'이 필요한 지시문을 채우는 데 더 적합했다.

메일 업무를 위한 지시문은 아직 13행에 그치지만, 보충할수록 더 정교해질 거 같다.

설정 - 개인 맞춤 설정 - 메모리 관리 페이지에서는 그동안 학습된 항목이 짧은 문장들로 적혀 있던데, 이를 다시 예시로 활용할 수도 있겠다.

2025-05-03 토

김명남 번역가의 트윗을 읽었다. 여러 가지 사실들이 이분이 가진 배경지식들로 인해서 하나의 맥락으로 묶여 있었다.

그런 특징이 잘 드러나는 글이어서 인상 깊었다.


초심을 잊지 않고 싶다.

2025-05-07 수

4시간 동안 짐을 날랐다. 쇼핑백 두 개를 가득 채워서 양손에 들고 옮겼는데 참 힘들기도 하고, 이 동작이 '파머스 워크'인가 하고 생각했다.

옮기는 중에는 따로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여러 주제가 머리를 스쳤다. 잠들기 전에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것과 비슷했다. 가능한 한 쓸모를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제대로 기억나지는 않아서

예전에 GeekNews에서 본 구문들과 같은 방식으로 동작하기를 바랐다.

'독서는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자신을 만드는 것', '책을 읽는 목표는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고를 확장하는 것'

2025-05-08 목

편의점에서 밥을 먹으려고 도시락을 결제한 다음 돌아보니, 작은 곳이라서 앉을 데가 마땅찮았다.

택배 접수 기기 옆에 서서 먹어야 한다고 안내받았고, 이제 먹으려 하니까 주인 아주머니께서 "가방 메고 먹으면 체해. 옆에다 벗어 놓고 먹어."라고 하셨다.

말씀을 들으면서 내 실제 나이보다 어리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백팩을 메고 다녀서 그랬을까? 원래 여러 사람과 막역하게 지내는 분인지 진짜 어리게 보셨는지 분명하지 않다.

얼음컵 냉동고 위에 짐을 두라고 하신 걸 보면 꽤 신경 써주신 거 같다. 감사하게 생각했다.

2025-05-09 금

'복리가 되는 일'이라는 표현을 생각했다. '먼저 처리해 두면 장기적으로 이득을 주는' 일을 그렇게 부르던데,

근래에는 내 생활 공간을 가꾸고 작업 환경을 만드는 활동만 했다 보니까, 이미 쓴 시간으로부터 효용이 나오기를 바라게 되었다.

관련된 일화가 하나 더 떠오른다. 이전에는 chatGPT를 사용하면서 상세한 기능은 잘 알지 못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용어로 표현하자면, 아무 힌트 없이 질의를 하는 '제로샷'만으로 충분했다.

그러나 동료가 'GPT의 특정 기능이 있는 것은 아는지', 'chatGPT를 유료 결제해서 사용한 게 얼마나 되었는지' 등을 물었을 때,

'그간에 편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었겠지만 결국 그렇게 하지 않았던' 기간의 무게가 실감 났다. 복리가 반대로 빚이 돼버린 느낌이었다.

주의를 확실하게 상기할 수 있는, 질문들이 참 중요하다 싶었고 제대로 저울질하기 위해서 일의 목록을 관리하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취미 활동'의 가치를 따져 보았다.

생존보다 앞설 수는 없겠지만 이 생존이라는 것도 매번 범위를 재볼 만하지 않을까? 먹고 자는 것에서 그칠 수도 있고, 특정한 생활 수준은 충족돼야 할 수도 있고.

취미를 항상 미루면 안 될 듯하다. 어쩌면 위시 리스트에 적어두기 이상으로 챙겨야 할 때도 있지 않나.

고려할 점이 많다.

2025-05-12 월

지도 앱을 보다가 신경 쓰이는 음식점이 있어서 구경하러 가봤다.

이미 망해 있었지만, 전에 한 번 먹었던 다른 맛집을 발견해서 '아. 이 길로 가면 올 수 있구나.'하고 알았다.

2025-05-13 화

원준 님의 라이브 코딩을 보던 때가 생각났다.

테스트를 분담해서 작성하고 있었는데, ZEP이라는 앱으로 화면 공유를 했었기에 다른 팀원들이 일하는 걸 볼 수 있었다.

당시에 내 작업 방식은 '단위 테스트'라는 책에서 원칙을 얻고 그를 수행했었다. 나와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명확한 지향점이 있어서 내 이외의 방법을 생각해 볼 이유는 없었다.

그런데 같이 작업 해보니, 좀 더 유연하고 장점이 발휘되는 방식도 있다는 걸 체감하게 됐다.

2025-05-14 수

롤팩 매트리스의 기계 압축이 풀리기를 기다리는 동안, 이전 입주자가 놓고 간 퀸사이즈 매트리스를 임시로 쓰면서 정말 좁은 공간 밖에는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빨래 건조대까지 놓으니 생활하면서도 징검다리를 건너듯 띄엄띄엄 발을 움직여야 하게 됐다.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질 않고, 저상형 침대 정도의 높이에 누워 천장을 보면서 오랫동안 좋아하는 노래를 들었다.

컴컴한 방 속에서 보이는 불빛이라고는 창을 통해 조금 들어오는 것과 휴대폰에서 반사된 빛뿐인데, 정말 만족스러웠다.

클래식 기타랑 분위기가 잘 어올리고, 하나도 멋있는 구석은 없지만 생활이 점점 더 나아질수록 겪을 수 없는, 현재를 살아간다는 느낌이 있었다.

내 수석이자 조약돌, 스스로 의미를 부여해서 얻는 자기만의 보물

2025-05-15 목

언젠가 즐겨찾기한 블로그에서 포스팅 알림이 떴다. 조금 읽어 보니, 책을 내셨다고 한다. 완성까지 적어놓으신 소회 중에 한 구절이 눈에 띄었다.

뭔가 압박이 없으면, 더욱 완벽하게 글이 될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현실은 데드라인이 대부분의 일을 했다.

이 구문이다.

블로그 저자는 이미 성과가 높은 것으로 아는데, 기존에 수행하던 방법들과 비교해서도 높은 수준의 행동력을 준다고 하니까 채택해 볼만한 방법으로 여겨졌다.


도표로 나타날 수 있는, 사고의 이미지를 적절하게 선택하면 익숙하지 않은 개념을 이해할 때 좋은 것 같다.

2025-05-16 금

틱톡을 감상하면서 댓글을 살피는 중에 AI로 제작한 콘텐츠를 구별하지 못 하는 분들이 보였다.

기술 발전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님 세대의 사람들일 것으로 추측했다.

친척 어른 한 분께서도 앱테크 기능이 있어 틱톡 시청을 한다고 하시던데 그래서 여러 세대가 이용하게 되었나 싶었다.

스크롤을 내리면서 다른 숏폼 영상들도 더 봤다. 르세라핌과 비트박서가 협업한 영상이 볼만했다.


팀원들에게 많이 의지했다.

2025-05-18 일

미션 임파서블을 봤다. 재밌었다.

2025-05-19 월

단자함을 열었다.

인터넷 케이블이 가구 근처 단자에만 연결돼 있었는데, 사용이 불편하여 반대쪽 벽의 포트를 사용하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배선을 바꿔야 했다.

금방 되지는 않았지만, 어떤 때는 인터넷이 되고, 또 어떤 때는 안 되는지 조건들을 하나씩 비교함으로써 올바른 설치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 크로스 케이블 방식으로 배선한 이후
  • 반드시 공유기를 경유하면

정상적으로 인터넷이 연결됐다.

왜 공유기를 경유해야 하는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오피스텔의 공용 인터넷이 대여 물품인 공유기와 함께 제공되니까 네트워크 장비가 인식할 수 있는 기기 또한 공유기로 제한돼 있는 게 아닌가 의심된다.

2025-05-21 수

양이 얼마 안 돼 보이는 과자가 하나 생각나서, 칼로리가 얼마나 될까 조사해 보니 418 kcal 였다.

만약 내 체형이 원하는 만큼 됐어도, 가볍게 생각하기 어려운 열량이었다.

체중 관리는 난이도가 높구나.


점심시간에는 카페에 갔다. 책들이 놓여 있길래 슬쩍 보니, 희한한 것들이 많았다.

그중에는 '생활체육과 시'라는 책도 있었다. 꼭 종이쪽지에 아무 단어를 막 적어놓은 다음, 선풍기를 틀어 멀리 날아간 두 개를 조합한 거 같은 제목이다.

이 묶음들을 볼 때, 도서관이라든가 더 책이 많은 장소였다면 아마 주목받을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을 듯하다. 그래서 그 장소에 그렇게 둔 게 효과있는 배치라고 생각했다.

2025-05-22 목

최근에는 '하위 작업들을 하나로 묶어서 이름 붙이는', 추상화가 많이 생각난다.

보다 큰 단위로 작업을 인식하기 위한 방법이지만, 마냥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개념은 아닌 거 같다.

'작은 변경을 했다'고 생각한 것이 발견치 못했던, 부수 효과(side effect)를 불러올 수도 있고. 추상화는 신중하게 다뤄야 할 필요가 있다.


Prune you talk funny의 도입부는 뮤비에서도 그렇듯이 막 달리기 시작할 때를 생각하면서 만든 거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cover 중에는 이게 괜찮은 듯하다. 아마도 영상을 찍는 준비를 하느라 숨이 찼는지 조금 한숨을 쉬고 연주를 시작하는데,

열심히 해보자 싶을 때는 이 시작 부분이 생각난다.

아마도 가족과 함께 촬영한 거 같은데 진지하지 않은 분위기에서 찍은 게 편하게 들리는 감상도 있다.

2025-05-23 금

인플루언서들을 보면 옷 입는 법을 좀 알게 될까 싶어 작년부터 즐겨듣던 가수를 한 명 팔로우했다. 숏폼 중에 괜찮은 노래가 하나 있어서 검색해 보니, 그 가수의 노래였다. 반복해 듣다 보니까 몇 개 곡 빼고는 잘 알지 못했는데 알게 되어 좋았다.

2025-05-24 토

잘할 수 있으면 좋겠다.

2025-05-26 월

직장 동료분들께서 내가 한 일을 좋게 말씀해 주셨다.

감사하다는 생각은 물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대로 쓰려니까 뭔가 너무 익숙한 대응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금을 밟으면 패널티가 있는 게임에서 금을 밟는 느낌.

조금 생각하다가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빼고 감사하다는 말 뒤에다가 이모티콘만 바꿔가며 답했다. 결과적으로 더 어설퍼진 것 같지만 내가 표현하려던 말과 제일 비슷했다.

2025-05-27 화

과자를 집다가 418이라는 숫자가 괜히 기억됐음을 알았다. 기록을 남기는 일의 단점이다.

비밀번호 같은 상수를 의식적으로 최소한으로만 기억하려는 원칙과 충돌했다.

2025-05-28 수

선배 개발자 한 분의 특기가 생각났다. '옆에 있는 사람을 웃게 만들기'가 특기라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많은 생각을 한 끝에, 정말 핵심적인 능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2025-05-29 목

개발자의 등급 체계에 대해 생각했다.

황준식 님이 Dreyfus 모델을 인용하여 쓰신 구분법이나 구글의 직급 구분을 읽으면서,

상위 단계의 개발자로 성장할수록 점차 무결해지는 것 같다는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udemy에서 파이썬 강의를 듣는 중에 그러한 감상에 금이 갔다.

완결성 있게 강의를 준비할 정도면 Dreyfus 모델 기준으로는 못해도 Competent 레벨, 구글의 직급 구분 기준으로는 L4 ~ L5 사이가 될 것이다. 상위의 능력자.

그래서 이 사람이 '테스트가 실패하면 스크린샷을 남기는' 기능을 만드는 데 5일이 걸렸다"는 말을 듣고서 의아했다. 완성된 코드도 80행이 안 되어 보였다.

잘은 모르겠지만, 내 환상을 제외하면 이 소요가 그렇게 특별한 일은 아닌 만큼, 아무래도 하위의 능력이 완전히 채워지고, 성장할수록 더 위만 바라볼 수 있는 그런 구조는 현실이 아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종립 님이 모토로 삼고 계시는,

Whenever you fall, pick something up. – Oswald Avery

이 문구가 요즘 생각난다.

일이 매끄럽게 되지 않을 때면 나는 숨고 싶고, 시간이 지난 뒤에는 다른 일에 주의를 돌리고 싶은 욕심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달음질하려는 그런 조급함에서 벗어나, 복기를 조금 해보면 내가 흘려보내려 했던 일들이 귀하게 생각되기도 했다. 적어도 실재하는 문제와 마주쳤다는 느낌이다.

결국 넘어지고 무언가를 줍는 건데, 내 팔 힘이 차츰 감당할 정도의 무게와 빈도면 좋을 거 같다.

2025-05-30 금

초심 중에 지키지 않은 게 있어 후회했다.


지하철에 앉아 가는데 옆 사람이 졸린지 나에게 부딪혔다 말기를 반복했다.

자리가 좁아서 몸을 앞으로 숙인 채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부딪힐 때는 목 각도가 도대체 어떻게 돼 있는 걸까 하고 궁금증이 들었다.

아예 기대게 해주는 게 나을 거 같아 자세를 바로 했다. 그렇게 몇 분 정도는 쉬게 해줄 수 있었다.

내리기 전 한 개 역이 남은 상황에서, 내 오른편에 앉은 사람이 일어나 자리를 비웠다. 머리 위 선반에는 안 쓰는 침구를 비닐백에 넣어 올려뒀었는데 그게 더 나은 베개가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떠올라 끌어 내렸다.

제대로 지지할 수 있는 위치에서 고정해 두기 위해, 한 칸만큼 옮겨 앉는 대신에 애매하게 비켜 앉은 다음, 마치 내가 방패병이 된 듯이 비닐백을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그걸 이용했는지 어떤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중간에 깨서 봤으면 내 선의를 알 수는 있었을 거 같다. 졸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 갑자기 옆에 침구 세트가 있었으니 서프라이즈가 됐을 듯하다.

2025-05-31 토

형이 평택에 들렀다가 그 지역 음식을 사 와서 같이 반찬으로 먹었다.

2025-06-04 수

팀원들이 가진 능률에 주목하는 날이었다.

2025-06-05 목

불안을 지우는 방법의 하나로, '긍정적인 믿음 가지기'를 고려했다.


밥집에 갔는데 주인아주머니께서 식탁에 엎드려 자고 있었다. 두 번까지는 "사장님"하고 불러 깨워보려 했지만 세 번째로 하면 심술이 되는 거 같아 다른 곳에 가 먹었다.

2025-06-06 금

지브리 포스터를 붙였다.

처음 형에게 선물받을 당시에는 받기를 망설였다.

과거에 한 번, 점심을 먹고 나오는 중에 비가 내리고, 집 앞까지 신호가 계속 걸려서 큰 나무 밑에 가 비를 피하던 날을 '토토로가 된 기분'이라고 회상했었는데, 포스터에 있는 토토로를 보고 그때의 기억이 났다.

그래서 준다고 하는데 어물쩍거리니까 선물을 주고받을 때의 그 익숙한 흐름에서 벗어난, 어색한 분위기가 됐었다.

결국 붙이고 나니까 단조로움도 줄어들고 좋다.


마우스를 샀다. 클릭할 때마다 40% 정도의 확률로 더블 클릭이 생기는 오류가 있어서, 고민하지 않고 주문했다.

클릭부 내부에 들어가 있는 스위치가 '옴론'사의 제품이면, 이러한 고장이 잘 난다고 알고 있기에 비싸지만… 타사 제품이 들어간 녀석으로 구매했다.

아직 택배가 도착하기 전에 마우스를 쓰며 고생하다 보니 아깝지는 않다.

2025-06-08 일

'빌 에반스의 연습 방법' 영상을 보고, 내 현실에 적용하는 방법을 생각해 봤다.

재즈 연주자로부터 힌트를 얻었듯이, 개발 공부를 하면서 얻은 지식들도 일상으로 퍼져 나가면 좋을 거 같다.

2025-06-09 월

회고의 중요성을 다시금 떠올렸다.


아버지와 전화 통화했다. 오전 간 부재 중 전화가 있어 여쭤보니, '앱 사용 방법'을 잘 몰라 걸으셨었다.

결국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얻어 잘 해결하셨지만, 내심 안부 인사 같은 걸 바라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건강히 지내시라고 말씀드렸는데 만족해하시는 거 같았다.

눈치껏 행동하긴 했지만 그렇게 인사하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고, 건강히 지내시기를 바라는 것도 맞아서 그렇게 해드렸다.

2025-06-10 화

강주 님께 개발과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보통은 내가 가진 지식이 있고, 그걸로 할 수 있는 행동 범위 안에서 움직이게 되니까 어떤 경계 밖으로 내 생각이 자라기는 힘들다.

하지만 질문받는 상황은 그런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이런 기회를 귀하게 여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목록을 정리해 보면,

* 자바의 스레드는 어떻게 동작하는지

* 블로킹과 논블로킹의 차이를 아는지

* 논블로킹의 이점은 자원 효율성이 확실한지

* 사용하고 있는 cpu의 코어 수는 몇 개인지

* 해당 cpu 코어 수로 동시에 할 수 있는 작업의 개수는 몇 개인지.

* 스레드 풀의 정의를 아는지

* 스레드 풀은 블로킹으로 동작하는지 논블로킹으로 동작하는지

* R2DBC는 써봤는지

* 써봤다면, 사용 경험을 얼마나 되는지

* 그리고 타입 스크립트의 사용 경험은 있는지

이런 목록이 기억난다.

다른 날에 받은 질문도 생각해 봄이 좋다.

* HTTP 401과 403은 무엇인지

* HTTP 550은 어떤 상태 코드인지

* 인스타그램 크롤링을 해봤는지

* 무상태성은 무엇인지

* 와이어샤크는 써봤는지

* IP는 무엇인지

* 라우팅은 무엇인지

* TCP와 UDP에 대해 아는지

* 3 way Handshake를 설명할 수 있는지

* request와 response의 차이는 무언지

* 소켓 프로그래밍을 구현해 통신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확인해 봤는지

문답을 스스로 평가해서 정오 판정을 내려볼 수 있고, 부족하게 대답한 것은 관련한 지식을 볼 때 상기할 수 있는 감상이 된다.

유용성을 살릴 수 있도록 꾸준하게 공부해야겠다.

2025-06-12 목

케익을 먹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게 좋은 경험이 된 이유는 맛이 좋아서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상자를 열고 잘라서 나눠 갖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인 거 같다.

예비 과정이 있는 다른 요리들도 찾아보면 좋겠다.


내가 잘 모르는 주제에 대해서 보고 들을 때면, 4월 10일의 일기가 생각난다. '잘 모르는 주제임에도 대화를 위해 관심 갖기'.

오가는 주제에 대해서 진짜 궁금해서 묻고 얘기했어도, '그날의 일기를 나도 실천한 것'으로 카운팅하고 싶어진다.

조금 억지지만, 나중에는 그런 실천도 있을 수 있고.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도 있고.

2025-06-15 일

이토준지 원작의 애니메이션 '소용돌이'를 봤다.

스포일러 접기/펼치기

개인적으로는 아쉬웠다.

만화로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 느낀 점은 소용돌이라는 초자연적인 힘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무력감과 피로감이 독자에게 반감을 사지 않을 정도로 적절히 다뤄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각 화가 어느 정도는 완결성을 갖추게 구성되어 있으면서, 소용돌이라는 하나의 테마로 묶여 있기 때문에 가능한 기예였다.

어디까지나 매체의 차이에서 오는 한계가 있어서 100%로 이식이 잘 되지는 않았지만, 애니메이션에서도 그러한 특징을 반영시켜 보려고 노력한 게 느껴졌다.


시기에 따라서는 가족과의 시간을 더 적게 보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같이 보내지 못 하는 것을 어떻게 보충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봤다.

브레인스토밍 끝에 석유시추선인 오션 레인저 호의 침몰 사건이 생각났다.

큰 파도가 덮쳐서 조종실의 창문이 깨지는 그 순간, 수동 조작 수단인 동제 막대에서 느껴지는 금속 특유의 냉기, 그에 따라 순서대로 움직이는 거대한 기계 장치.

이것들에 대해서 나는 실제로 경험해 본 게 없지만, 다큐멘터리든, 책이든 재료만 적절히 주어진다면, 마치 그것들이 눈앞에 있었던 것처럼 상상할 수 있다.

내가 보낸 일상들도 잘 전달해 준다면 마찬가지로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된다. 실제와 일치하지 않아도 연속하는 이미지라면 충분하다.

2025-06-18 수

예전에 읽었던 목록에서 몇 개를 추려 글로 남겨보려 했으나, 뭔가 밝고 희망적인 상징들하고는 참 거리가 있는 것들이어서 그것만으로 마무리짓고 싶지가 않았다.

단어 뿐만이 아니라 내가 인용할 수 있는 문장들도 어휘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5-06-20 금

저녁에는 상대적으로 한산한 밥집에 갔다. 자주 가니까 주인아주머니께서 조미김을 서비스로 줬다.

TV에서는 MBC 드라마가 나오고 있었는데, 작중 등장인물로 한 모녀가 나왔다. 딸이 어떤 사람에게 심한 소리를 들어서 괴로워하고 그 어머니는 딸을 위로하고 있는 듯했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라…'라는 생각을 하며, 내가 다른 사람에게 줬던 상처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했다.

아마도 나를 긍정하고 싶었지만, 내가 잘하지 못해서… 그래서 받은 상처가 있지 않을까. 그 생각이 바로 났다.

이런 생각은 그다지 하고 싶지 않다.

드라마를 마저 보니 딸이 엄마한테 괜히 화를 내고 있길래 주인아주머니께 "쟤가 참 못하네요." 하고 말씀드렸더니 "맞아요. 길러준 걸 생각도 못하고."라고 맞장구를 쳐주셨다.

2025-06-26 목

하루를 되짚어 보며, 이야기들 속에서 나를 성장시켜 보려고 했다. 가장 상징적인 대화는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이었다.

3자에 대해 말하면서, '나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당신은 혹시 그를 어떤 식으로 생각하는가?' 이와 같이 답변 범위가 좁혀지지 않은, 굉장히 질문이 열려 있었다.

내가 답변을 요구받은 건 아니었지만, '나라면 어떻게 답해야 했을까?' 고민하면서 답변 범위를 좁힐 수 있는, 기준들을 머릿속으로 나열해 보려 했다.

그러던 중에 이 '나열해 보는 일'은 동료들과의 대화를 들을 때도 수행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심사에서 차이가 나는 만큼 공감하기 어려운 대화들도 있었는데 공감대를 충족하기 위해 어떤 활동들이 필요할지 고민해 볼 수 있겠고, 모르는 상태이지만 가능한 대화를 파악하는 데도 좋을 거 같다.

그러한 노력을 한다는 것으로 '듣는 일'의 적극성을 올려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또한 조언들을 주의 깊게 들었다.

실수에는 패턴이 있다. 개별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어떤 공통적인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가정을 들었다.

아마도 실수들 사이에서는 같은 대처법을 공유하는 게 있을 테니, '공통적인 원인이 있다'라고 하면 거의 틀리지 않을 거 같다. 어떤 것은 공통점이 없어도 괜찮다. 대부분을 큰 틀에서 묶어 놓았는데 틀에서 벗어나 있다고 하면, 그 자체로 눈에 띄는 특징이 아닌가.

그리고 '사건과 평가를 분리해야 한다'는 조언도 들었다. 이 말을 듣고 나서, 두 방향으로 쓸모가 있겠다 싶었다.

하나는 다른 사람의 평가를 신경 쓰면서 오는 감정적인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쓸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사건과 나 자신에 대한 평가'를 분리할 수 있다.

만약 사건과 나 자신의 평가를 분리하지 않는다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깎이기가 너무 쉽다. 어디서 다음을 위한 동력을 찾아야 하나.

자신감과 능률은 같이 움직이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의식해 볼만한 일이다.

2025-06-27 금

아마도 이날. 외국의 개방적인 공연 문화 얘기가 오갔다. 들으면서 '공감대를 충족하기 위한 여러 시도'를 실천해 보려고 했다.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그 공연에서 당구 치는 모습이 어떤지 생생한 이미지만 그려질 뿐, 어떻게 공감대를 채울까? 그 공연에 가봐야 하나?

머리에 과부하가 와서 웃긴 얘기인데 웃지도 못했다.

3시간쯤 지나 동료들과 일하면서 음악을 듣고 있는데 그때 서야 혼자 웃음이 났다. 다들 웃을 때 좀 그러면 좋았을걸.

2025-07-04 금

'내가 정말 가진 게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던 날, 평범함의 경계 밖에 있던 나를 긍정하기 위해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달아나고 싶었다.

그 감상이 이제는 시간이 지나 남의 일처럼 느껴진다. 우울감을 가지지 않은 채 보니까 제법 독창적으로 보인다.

2025-07-05 토

인터넷을 둘러 보다가, 일본에는 '일기 문학'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았다.

내 일기라고 하면 그 자체가 완성품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나름대로 고쳐쓰기는 하지만, '탈고가 못 되어도 괜찮다.'는 것처럼 실용성을 위해 세워둔 몇 가지 원칙때문에 조금 낮잡아 보게 되는 면이 있었다.

그게 부담을 덜어주므로 앞으로도 크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써놓은 글을 위해, 가끔 좋게 생각해주는 것도 괜찮다.

2025-07-07 월

지난 금요일에는 메일함을 둘러보다가 신입 분께서 작성해 놓은 초안을 보았다. 거래 상대에게 무언가를 요청하고 있었다.

'최초 계약에서 필요한 만큼을 확인하지 못해서 다시 요구해 미안하다. 내 책임이다.' 같은 내용이었다.

그를 처음 봤을 때 가장 큰 문제점은 비공개 정보를 아예 활용하고 있지 않은 게 보였다. 계약할 당시에 명문화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었기에 책임 소재는 감출 수 있었다.

"내 책임이다." 같은 문장은 특히 위험하게 보였다. 상대방이 강력한 근거로써 사용할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처음에는 그 모든 '사과'들을 덜어내기 하려다가, '정말 신입 분이 작성해 놓은 모든 게 틀렸나?' 같은 의심이 들었다. 거기서 발상을 시작하다가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다.

'사과는 하되, 책임은 우리가 갖지 않는다.', '최소한의 협상력을 일부러 쥐어준다. 딱 본인이 요청을 들어줌으로써 기분이 좋아지는 정도까지만.' 그런 골자를 가지고 글을 완성해 보내 놓고 오늘 확인해 보니, 전송 당일 요청이 수락돼 있었다.

단순히 상대방이 착해서 잘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쨋든 결과가 나왔으니까 아무래도 좋다.


퇴근 인사를 하면서 직장 상사 분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2025-07-10 목

기억에는 여러 가지 트리거가 있다. 깜빡 잊고 있다가도 무언가를 계기로 해서 다시금 생각나게 된다.

2025-07-11 금

진지하게 듣고자 하는 태도는 이득을 가져다준다.

오늘 업무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례들이 있었다.

신입 분들의 일상적인 대화와 경과 점검을 들으며,
내 딴에는 일반화된 현상을 하나 포착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바로 위에 보고했지만, 성급한 판단이었다.

보고 이전에 수치 점검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질문하면 안 된다고 들었다.

한편, 해당 업무에서는 특이 사항이 하나 있었다.
시기상 업무 분배가 이전과는 다르게 이루어졌다.
이 분배 방식이 '내가 포착했다고 생각했던 일반화된 현상'과
같은 맥락을 공유했다.
이를 들어서 내 주장을 강화하고 변명하는 말로써 쓸 수 있다.

하지만 변명부터 하려고 하면, 
내 사고가 흐려질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피드백 받은 내용에 집중해 보려고 했다.

그 결과 개선점을 찾을 수 있었다.

수치 점검은 물론 이루어져야 맞았고,
보고받은 분의 직급을 고려해야 했다.
많은 사원에게 직접 지시할 수 있는 재량권을 가지고 계셨는데,
재량의 크기만큼 사원들의 시간, 노력 등의 자원이 움직일 수 있다.

이 경우가 아니라도 직급이 있는 이상
항상 그만큼의 영향이 있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
내 보고가 손실을 낼 수 있다.

이런 사실에 주의하게 됐다.
두 번째 케이스도 질문과 관련됐다.

내가 정말로 알고 싶었던 것은
'상급자분들과 내 업무 영역이 겹칠 때
내가 처리하는 게 옳은가?'였는데

그렇게 물어보자니 직설적인 느낌이 들어서
해당 업무의 대처 방법을 물어보면,
위임이 되거나 내 업무로 배정이 되거나 
둘 중 하나로 결론지어질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상황 파악을 하지 않고 질문했다'라는 평가를 들었다.
이미 맥락을 알고도 재서술하는 형태로 질문을 써놨으니 당연하다.

지나치게 조심하고자 했고, 해결 방안도 잘못됐던 거 같다.
마지막 케이스는 업무 수행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

1. 초기에 받은 교육이 있고, 
2. 지시받은 업무를 완성하려면 
3. 교육 내용의 바깥에서 적용해야 할 것도 있었다.

그래서 결과물을 내놓았을 때,
나는 모든 변경사항을 적용해서 한 번에 냈지만,
평가를 들어 보니, 
해당 결과물이 교육한 것에서 발전한 건지 알 수 없다고 하셨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니, 과연 알아볼 수 없을 거 같았다.

올바르게 하려면
1. 완성이 되지 않은 상태임을 알리고, 교육받은 대로 중간 결과물을 보고해야 했다.
2. 그리고 완성이 되기까지 하나씩 변경 사항을 적용해야 맞았을 듯하다.

역시 놓쳐서는 안 되는 개선점이었다.


같이 개발하던 동료에게 연락이 왔다.

연락이 끊기지 않아 안심했다.

만약 내가 좋은 개발자가 될 수 있으면, 예전보다는 더 나은 결과물로 같이 진행하던 프로젝트에 기여하고 싶다.

오픈소스 라이브러리 형태의 저장소는 고정적인 시간 투자가 요구되지 않으니까 회사 일과 충돌하지 않으면서 협업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2025-07-14 월

스승님께서 혼자 공부하는 게 잘 안되면 같이 할 사람을 구해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개발자 커뮤니티에 오늘 밤늦게까지 안 잘 사람이 있냐고 물어보니까 유머 감각이 있는 선배 개발자께서 자기도 그렇게 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 명만 더 있다는 걸 알아도 무언가… 참 해볼 만한 일이라고 느껴졌다.

사실 오늘은 내가 제대로 들여다본 적도 없는 '멋있는 거' 하나를 다시 찾아본 날이었다. 많이들 갖고 싶은 거라 그런지 말도 안 되게 비싼 거였다. 한국에서만으로는 정말 구하기도 힘든 녀석.

그 가격을 알고 나서는 이렇게나 모아야 하는구나. 싶어서 위기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정말 열심히 살아야 하겠네.'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내심…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니까 엄두가 안 난다고 해야 하나.

나를 밀어주거나 움직이게 하기에는 부족했다.

근데 같이 늦게까지 안 자고 한다니까 한 걸음 뗄 생각이 든다.

2025-07-15 화

밴드 Frederic의 곡 オワラセナイト을 들었다.

oddloop 이외의 곡이 있다는 건 당연히 알았지만, 이제 처음 들었다. 4분만 써서 지켜진 약속.

Frederic의 노래는 가사에 특징이 있다고 한다. 만약에 일본어를 배운다면, 노래 가사를 잘 이해하게 되는 즐거움으로 익혀도 괜찮을 거 같다.

2025-07-17 목

CRM 마케팅이 무언지 을 하나 찾아 보았다.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 형성을 중요시하는 마케팅으로 파악했다.

이 글에서는 CRM 마케팅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타겟팅 광고 또한 언급돼 있었다.

타겟팅 광고는 개인에게 맞춤화된 광고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에게 높은 반응을 이끌어낸다는 방식이지만,

개인정보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진 이후에는 맞춤화의 정밀도가 낮아지면서 실질적인 구매 행동으로 이어지는, 전환율이 떨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효율의 변화로 인하여 CRM 마케팅이 상대적으로 중요해졌다는 얘기였다.

그 말인즉슨, 반대로 개인정보에 대한 획득이 용이하다면, CRM 마케팅에 쓰일 자원을 빼서 많은 수의 고객에게 메시지가 도달하도록 하는 게 효율적일 수도 있겠다고 파악했다.

CRM 마케팅과 타겟팅 마케팅. 이 둘은 결국 마케팅의 한 분류이고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당연하고 상식적인 투자가 무엇인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고 이해했다.

2025-07-18 금

최근에는 동료에게 "최대한 행복해지는 상상을 하려고 한다."라는 말을 두 번이나 했다.

가능하면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겠다는 말이었지만, 이미 입 밖에 나온 말도 되새기면 다시 해석할 여지가 있어서 '내 행복이 최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같은 생각을 하게 됐다.

2025-07-19 토

어디에나 있을 장소를 그려봤다.

호수와 그 주변의 공원. 비가 내린 이후 높게 뜬 구름 탓에 전체적으로 그늘이 져 있지만, 얇게 이는 물결에 햇빛이 걸쳐져 있는 한적한 풍경.

화려함은 없어도 눈을 편안하게 해주는 식물들.

팔을 걸쳐 놓을 수 있을 정도의 나무 울타리.

2025-07-20 일

머리카락을 자르고 나서 엘리베이터에서 거울을 봤다.

"밥 한 그릇 더 주세요."라고 말할 거처럼 생겼다.

라고 생각했다.

2025-07-21 월

완성된 노트 체계를 하나는 갖춰두고 싶다. 이러한 생각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

시간 대비 성과가 잘 나오지 않을 때 시간마다 하는 일을 적어보라는 지시를 들었다. 그에 따라 셀에 내용들을 기재하면서, 이전과 비교하여 더 잘 된다는 체감이 있었다.

정확한 원리는 모르고, 나중이 돼서야 이러저러한 원인이 있었겠다고 짐작했다.

  1. 당시에는 거의 업태에 대해 아는 게 없었으므로, 기록물이 남는 것만으로 이득이 됐을 듯하다.
  2. 입력할 때마다 자기 평가를 하는 셈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결국 나중에 평가될 수 있는 공유 문서이니까, 해당 시간 내에 적절한 업무 수행이었을지 생각하게 되는 효과가 있었다.

이런 장점들에 동의하면서 '시간대별 기록'이라는 양식으로 1주 이상 작성했다.

다음에 주목했던 양식은 잠깐 읽었던 책, '불렛 저널'에서 찾았다.

  1. 그 책의 앞부분은 독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인지 성공 사례들을 모아 놓았는데, 시스템을 만든 작가 본인도 주의력 결핍증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했고, 여러 아이를 키우는 주부도 효험을 봤다고 소개했다.

이즈음에는 급하게 처리해야 할 안건들이 나오고는 했던 터라, 일이 복잡하게 쌓일 때 써먹을 수 있을 거 같았다.

이때는 저널이 정확히 어떤 양식인지 알지는 못했고, 대충 이런 형태이겠거니 하고는 임시방편으로써 스티커 메모를 사용했다. 안건들을 기록했다가 소거하는 식으로도 조금 더 일들이 통제되는 느낌을 받았다.

  1. 그리고 몇 주가 지나 현재가 되었다. 근래에도 내 업무에 아직 개선해 볼 수 있는 비효율이 남아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불렛 저널'의 내용이 뭔지 책을 마저 읽는 대신에 3분 길이의 동영상으로 빠르게 파악했다.

어떤 양식인지 이해하고 나서 느낀 점은 현재의 복잡함을 줄이는 것도 있지만, 한 달, 그리고 1년의 계획을 대략적으로나마 적어두고, 갱신하면서 사용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계획이 실패하든지, 성공하든지 일단은 긴 기간의 계획이 생기는 장점이 있다고 보았다.

내 경우로 미루어 보면, 시간에 맞춰 계획을 세운다기보다는, 목표가 무언지 보고 그에 방향을 맞춰 하루씩 시행한다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하면서는 마감일이 되어서야 충분하지 못했음을 알게 되고는 했다.

계획이 잘 세워졌을 경우와 비교하면서 그런 인과가 있었을 거라고 파악했다.

그래서 '현재의 복잡함 감소', '긴 시간의 계획' 두 가지 장점을 누리기 위해 노트 체계를 갖추고 싶다.

2025-07-24 목

가족을 위한 시간은 항상 고려해 두고 싶다. '미루거나 미루지 않거나' 그 틀 이외의 방법도 계속 생각을 해봐야 하고.


사수가 가진 업계 지식의 양을 보고서, '그만큼의 노력이 들어갔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업에 대한 이해를 늘리는 건 원래 해야 하는 일이지만, 스포츠 선수들도 점점 기록이 경신되는 경향이 있듯이 이미 달성된 양상을 확인하고 나니, 좀 더 수행에 도움이 되는 거 같은 느낌이 있었다.

2025-07-25 금

오랜만에 집에 돌아왔다. 집은 여느 때와 같았지만,

풀들이 여름을 맞아 제멋대로 자라나 있기도 하고 가게들도 조금씩 바뀌어 있어서 돌아오는 길은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

어머니께는 '리쥬란 턴오버 앰플'이라는 기능성 화장품을 선물로 드렸다. 피부 재생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패키지 후면의 설명을 읽어 보니, 상처 부위에는 바르지 말라는 설명이 적혀 있어서 그런 주의 사항도 안내해 드렸고

주사기처럼 한 방울씩 떨어뜨리는, 특이한 사용 형태도 알려 드렸다.

그렇게 차분하게 보내고 나니까 좋았다.

2025-07-26 토

과자와 음료를 사러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고 있었다. 두 개 층을 지나니 한 커플이 함께 탑승했고, 안에 있는 사람은 셋이 되었다. 1층에 도착했을 때, 나는 영화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어 서두르지 않았다.

그래서 천천히 걸었는데, 앞서 나간 두 사람이 현관에 있는 여닫이문을 잡고 기다려줬다.

아마 엘리베이터에 함께 탄 사람이 있던 걸 기억하고, 바로 뒤에서 따라오고 있을 거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멀찍이 있다는 걸 확인하고도, 문을 잡고서 놓지 않았다.

체감상 3초쯤 기다려준 거 같다. '문을 잡고 기다려주는 일'이라서 그런지 특히 의미 있게 생각되었다.

예전에 다른 분이 공유해 준 일상을 읽은 적이 있다. 그 글에서도 '문을 잡아주는 일'이 적혀 있었다. 본인이 그렇게 친절을 베풀었다는 이야기였는지, 나처럼 누군가에게 그런 배려를 받은 건지 명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좋은 경험'이어서 남겨놨겠거니 생각했다. 그래서 '나도 그런 친절을 베풀어 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때부터 그게 나의 '빨간 차'처럼 되었다.

거리에 무슨 색의 차가 몇 개 있는지, 의식하지 않으면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만약 빨간 차를 발견할 때마다 보상이 약속된다고 하면 찾는 데 적극성이 생기고 세는 것에도 무리가 없어질 것이다.

그처럼 한 번 '문 잡아주는 일'에 높은 가치를 두고 나니까 배려를 받을 때, 무의식 속에 지나쳐지는 게 아니라 특히 셀 수 있게 됐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게 하는 주문.

'배려를 받은 일'과 '내게 일어난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한 일' 모두 좋았다.


형과 K-Pop Demon Hunters를 봤다.

두 가지 요소 덕분에 이 시간을 계획할 수 있었다.

이전에 '사회인으로서 공감대를 준비하면 유리하다.'라고 조언을 들었는데, 공감대 챙기기를 명분으로 삼아, 여가 생활의 우선순위를 높일 수 있었다.

또한 동료와의 대화를 통해서 본 작품이 드라마 시리즈가 아닌, 영화라는 것을 알게 된 것도 컸다. 총 소요 시간이 다른 만큼 훨씬 부담이 줄어들었다.

스포일러 접기/펼치기

금방 영화를 본 직후에는 이렇다 할 감상이 떠오르지 않았다. 최종 보스인 귀마는 무찔러졌고, 노래, 춤 내가 모두 아는 게 없으니, 뭐가 얼마만큼 괜찮았는지 어휘와 개념 모두 흐릿한 상태였다.

전문가가 아니고서야 존 윅 시리즈에 대해 말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옆에 있는 형에게도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영화는 어땠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사자 보이즈는 왜 없어진 거냐'고 했다.

그 의심을 던져 놓았다. 따지자면, 다른 멤버들은 최후의 전투에서 조이와 미라에 의해 격파당했고, 진우는 귀마에 불에 맞서 자기 희생을 함으로써 그 모습을 감췄다. 그간에 혼문을 약하게 하여 영혼을 강탈하는 것을 도왔으니, 사자 보이즈는 악으로써 징벌당하는 의미도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정말 그것들만으로 충분한지 따져볼 수 있었다.

진우가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수치심과 고통으로 얼룩진 삶을 살았던 것처럼 사자 보이즈의 멤버들도 그랬을 가능성이 있고 그 이외의 데몬들 역시 사연이 있었을 수 있다.

그리고 혼문을 어지럽히는 역할을 하긴 했지만, 사자 보이즈의 춤과 노래들. 그것들이 잘못됐다고 할 수 있나? 대중들에게 기쁨을 준 것은 선역 그룹인 헌트리스와 다르지 않았을 거다.

이러한 의심을 가진 것으로, '주인공 루미의 보모 역인 셀린이 왜 루미에게 그렇게 완벽을 연기하게 했는지'같이 영화 속에서 풀리지 않은 얘기들에 다시 눈길이 갔다.

그리고 이 부족한 점들이 곧, 세계관이 확장될 수 있는 여지가 된다는 점에 생각이 이르렀다. 속편이나 드라마 시리즈가 기획될 수도 있을 것이다.

두루뭉술한 감상만 가진 채 끝날 수 있었지만, 나보다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형과 봄으로써 제대로 이해하고, 더 상상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형과 봐서 다행이라고. 솔직하게 전해주었다.

2025-07-28 월

가족과의 시간을 보낼 방법의 하나를 떠올렸다. 평소에 넷플릭스를 보는, 쓸모를 만들어 두었다가 '넷플릭스 파티'라는 확장 프로그램을 써 공간 제약 없이 함께 본다는 계획이었다.

자세히 따져 보면 구멍이 많은 계획이지만, 훨씬 좋은 방법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2025-08-02 토

성수역 근처의 맛집 추천을 받아 다녀왔다.

추천해 주신 분께서는 본인이 소유한 '네이버 맛집 지도'가 있어, 15개의 목록 중에서 내가 보고 자유롭게 고를 수 있었다.

그중에서는 마장 소스를 이용한 요리가 비주얼이 특이해 보여서 먹어 봤는데, 취향하고 다른 요리였다. 좀 더 평범한 쪽이 원래 입맛과 맞는 느낌. 그렇지만 괜찮았다. 그때마다 끌리는 걸 고르는 게 더 재미있고 맞는 판단 같다.

매장에서 음식 사진을 찍고, 나와서 가게 외관 사진을 하나 더 찍어 두었다. 구글 맵에서 새로운 장소를 다니며 점수를 쌓아가는 생활 양식에 동경이 있었는데, 실천하는 방법인 듯하여 그렇게 했다.


Image

다른 장소에 가서 주변을 둘러보는데, 나무에 '이브이의 미니 바게트'가 걸려 있었다. 오브제들이 이것저것 걸려 있으니, 아이가 보고서 걸어둔 것 같다.

과연 그 상태로 내버려둔 의미를 알 거 같다. 훨씬 볼만한 장식물이 됐다.

2025-08-06 수

스트레스는 건강에 나쁘다고 하니, 적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지난날을 생각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경감시킬 수 있다.

2025-08-07 목

영화 '좀비 딸'을 봤다.

불만족했다.

스포일러 접기/펼치기

영화가 시작할 때는 아주 괜찮았다.

음악도 분위기가 좋고, 카메라에 비치는 풍경들도 볼만했다. 특히 넘실대는 바다를 수직 상공에서 촬영한 장면은 관찰하기 힘든 구도이니만큼 신비로운 느낌을 줬다.

그렇게 오프닝이 채 끝나지 않았을 때, 옆에 있는 가족들을 보면서 영화에 과한 기대를 했다. 근래에 시간의 무게를 크게 느끼고 있었는데 이렇게 같이 보내는 순간이 훨씬 좋기를 바랐다고 해야 할까?

도화지의 큰 부분을 할애했으니, 그게 멋진 그림으로 채워지기를 바란, 그런 느낌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웹툰 원작의 영화로써 러닝 타임 내에 내용들을 가능한 한 담아내려 했을 텐데, 그러한 시도가 더 잘 이뤄질 수 있었을 거 같았다.

그래도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한 건 마음에 들었다.

2025-08-11 월

바쁜 하루 중에 생일을 맞은 동료와 조금 대화했다.

여러 물건 사이에서 쓰임이 있을 만한 선물을 고르는 건 즐거운 일이었다. 오늘 안에 주기로 확정을 해두었으니 마치 차가 끓여지는 도중처럼, 괜찮은 결실에 다가가는 기다림이었다.

그렇게 기프티콘을 주고 나서 조금 대화를 하다 보니, 예전에 내가 건넨 작은 도움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들었다. 일이 잘 되었다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

내가 도움을 준 시각과 효과가 발휘되기까지의 시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아마도 본인이 그를 잘 살린 게 결과를 만드는 데 큰 비중을 차지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현실적인 감상은 접어두고 말을 해준 그대로 믿고 싶다.

왜냐하면 앞으로도 대화를 이어가기 바라는 만큼, 함께 이룬 것 역시도 좋은 기억으로 해두고 싶다고 생각했다.

2025-08-13 수

동료들과의 소소한 생활을 좋게 생각했다. 그런데 소박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게 왠지… 평범한 일상 속의 행복을 훨씬 커다랗게 생각하는 것 같은, 자격지심 같은 부끄러움이 느껴져서 앞선 감상 이외에 여전히 긍정적인, 다른 감상으로 치환하려 했다.

그래서 대신에 동료들이 가진 장점을 생각했다. 경과 시간을 쟤 보니 15분 정도.

글로 남기려 해도 정리가 잘되지 않는 걸 보면 나는 꿈결에 있는 것 같은 낙천적인 면도 있는 거 같다.

2025-08-14 목

나에게 가능한 노력을 많이 하고 싶다.


형에게 청우 식품의 콘샌드 2개를 사서 보냈다.

2025-08-16 토

며칠 전 글을 하나 읽었다. 학문에 관한 것도, 직능에 관한 것도 아닌 2 페이지 정도 분량의 사설이었지만, 어쩌다 보니 그를 통해 꽤 유효한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

내가 만약 더없이 최적화된 사람이었다면 그 글이 읽기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을 거라서, '이런 경우도 있구나'하고 알았다.

2025-08-17 일

반복 작업을 많이 했다. 그 와중에 개선 사항을 탐색하거나 했는데 주변 소리가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에 더 많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 여러 수단을 강구하고 있는 만큼 장소를 선택할 때 하나의 기준점으로 삼아두는 게 좋겠다.

2025-08-18 월

20% Project라는 글을 읽었다. 그중에서는 '대기열 이론' 부분이 인상 깊었다.

대기열 이론은 대기 시간과 수용량 간의 관계를 다루는 응용 통계 분야인데, 활용률이 60%를 넘어가면 대기열이 두 배씩 지수적으로 늘어나고, 100%에 도달하면 처리 속도까지 떨어지니, 서버 활용이 100%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스스로에게도 그렇게 하지 말자고 적혀 있었다.

사람들이 작업들을 TODO 상태로만 몇 년씩 붙잡고 있는 데는 그러한 배경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미룰 수 있는 것들을 세어 보았다. 그중에는 '체중 감량'이 걸렸다. 건강 문제를 비롯해서, 오래 놔두면 안 되고 또 실천하고자 하면 금방 시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최근에 습관처럼 먹던 간식을 멈추는 것부터 할 수 있었다. 그냥 하면 쉽게 되지 않았겠지만, 오늘 시도한 전략은 꽤 잘 먹혀들었다.

나는 동료와 공감대를 나눌 방법은 많지 않아서 한 때 일부러 배를 곯아 본 적이 있었다. 그게 유일하게 공감대를 갖출 방법이었다. 몇 번 하다 보니, 배고픔이 찾아와도 내가 맞게 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생각되기도 했다.

그 경험을 기초로 하니까 간식 먹던 습관이 절제되었다.


한 분이 자기 팀원에게 한 조언을 공유했다. 그런데 내용을 살펴보니 꼭 나한테 하는 말 같았다. 결점은 좀 더 적겠지만… 비슷한 사람이 있다는 것에 안심감이 들기도 하고 나도 조언을 살려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2025-08-21 목

여러 가지 희망적인 메시지들을 생각했다. 하나는 '회고를 하므로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스스로 착실하게 쌓고 있다고 체감하는 것이니까 정말 그렇게 성공하게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다른 하나는 '꼬인 것은 풀면 된다'라는 얘기다. 하다 보면 막히고, 잘되지 않는 경우들은 언제나 맞닥뜨릴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그럴 때 디딤돌이 될 만한 '문장' 하나를 가지고 있으면 가로막는 벽이 나타나더라도 손이라도 한 번 더 짚어보고 할 마음이 들 거 같다.


근래에 못 본 동료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하지만 모른 채로 두는 것도 미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떻더라도 다들 무탈한 것 이외를 바라기가 힘든데 동시에 꼭 무난하지 않아도… 다 가치가 있지 않을까. 그러면 아예 가려서 모르는 채로 두자.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그런 의식의 흐름 같은 생각을 했다.

2025-08-24 일

이날에는 2시간 이상을 소모해서 신중하게 백팩을 골랐다.

역시 비슷한 시간을 들여 고른, 접이식 우산과 함께 원래의 소지품들이 모두 들어갈지 200여 개가 넘는 썸네일 이미지를 검토하면서 면밀히 따져 보았다.

작성 시점의 감상으로는 원래 목표하던 대로 소지품도 잘 보관되고 회사 물품인 17인치 노트북이 딱 맞게 들어가서 무척 만족스럽다. 구획이 나누어져 있어 넣고 빼기가 편리하다.

2025-08-28 목

자기 이해를 깊게 해보는 날이었다.

어떠한 부분을 문제라고 인식해야 개선할 수 있겠지만, 겸손이라는 이름으로 그 시작점을 실제보다 낮게 생각하면, 마치 페트병에 갇힌 벼룩이 병 높이만큼 밖에 뛸 수 없게 되듯이 성장하는 길에 불필요한 제약이 더 붙게 되지 않을까.

같은 생각을 했다.


애니메이션, 개구리 중사 케로로의 한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그의 창고에는 구별하기 힘들 만큼 물건들이 쌓여 있었는데, 용도에 맞게 분류하고 나니까 훨씬 보기 좋게 정리가 되었다. 하지만 밀도가 꽉 차 있던 상태에서 물건 간에 거리를 두고 하니까 원래 있던 만큼을 채워 넣을 수 없게 되었다.

아무 기준 없이 행동만 하면 방을 어지럽히는 것과 다를 바가 없지만, 나는 주로 기준을 잡는 데 시간을 많이 썼으니까. 행동도 해야 한다.

2025-08-30 토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을 봤다.

스포일러 접기/펼치기 극장판이라는 점을 매력적으로 잘 살린 거 같다. 상현들도 다 비중 있는 캐릭터들이라서 저마다 사연이 있는데, 연재만화로 봤을 때는 싸우고, 다시 사연을 보여주고 하는 이 반복이 좋게 느껴지지 않았다. 만화는 시작과 중간, 그리고 결말 이 세 개로만 나뉘니까 중간 부분에서 그렇게 반복되는 패턴이 있으면 아무래도 즐기기 어려웠다. 하지만 극장판으로 보니까, 거의 아카자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보여준 데다가 상현의 2, 도우마와의 끝나지 않은 싸움이 섞여 있어서 질리지 않았다. 여기에 후속편이 나오기까지 몇 개월은 더 걸릴 테니까 비슷한 구성이 있어도 반감이 상당히 희석될 거다. 항상 단점과 한계로만 느껴지던 '러닝 타임'이 잘 활용되었다고 생각했다.

2025-08-31 일

모르는 아이와 마지막 대화를 했다.

며칠 전 누군가로부터 아무 내용 없이 이모티콘만 보낸 카톡이 하나 왔었다. 프로필 사진을 보니, '이빨이 9개니까 찐'이라며 라부부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누구세요 라고 물으니 나를 이모라고 불렀다.

"나는 이모가 아니라 모르는 오빠야"라고 처음 말해주었을 때 잘 알아듣지 못했는지 오늘 또 카톡을 보내며 이모네 집에 갈 거라고 했다.

다시 한 번 '모르는 오빠'라고 정정하고 이모랑 재밌게 놀라고 했다. 역시 두 번째로 얘기해주니 이해하고는 연락을 그만둬 주었다.

2025-09-08 월

신입 사원과 그를 가르치는 직원의 얘기를 들었다. 잠깐 생각하기로는 더 직관적이고 수긍할 수 있는 설명이 있었지만, 지금 다시 재고해 보니, 추상적이며 알기 어려운 질문을 던져놓는 게 보다 적절했을 수 있겠다.

답지를 보면 당연하고 자명하지만 금세 잊어버리기 좋다. 금방 치워낼 수 없는 일을 쥔 채로 당황하며 시간을 흘려 보내면, 그건 나름대로 인상적인 사건이 된다.

이렇게 만들고자 하는 뜻이 과연 있었을까? 의도와 상관 없이 앞서 적은대로 작용했을 듯하다.


형이 모바일, 인터넷 상품을 발견하고는 소개해줬다. 매월 요금이 크게 나가면 부담이라서 잘 참고해 새로 신청했다.

그를 끝내고 나서 시간이 좀 남기에, 같이 놀 방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미 직능에 익숙한 형과는 다르게, 나는 갈 길이 먼 거 같아서 뭘 같이 하자고 제안하지는 못했다.

그를 보상하려는듯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신경쓰지 말고, 이미 가진 것에 감사하자.'는 격언이 떠올랐으나, 적용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거 같았다.

이 부분은 내가 아쉬워하면도 언젠가는 직업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하고, 시간이 없는대로 고민하고 하는 게 맞을 거 같다. 그게 균형을 만들어 줄 거 같은 기분이 든다.

2025-09-09 화

문장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내 지식으로 만들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하나씩 헤아려 봤다.


직업 능력이 아니라, 다른 활동에 근무 외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있는 동료에게 응원하는 말을 했다. 회사가 염두에 두고 있는, 다음 사업 분야에 연관 있는 활동이라 그렇게 말할 수는 있었지만, 내가 생각해도 참 무책임하다… 싶었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가 반성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변하고자 하는 사람은 스스로 변할 수 있다고 믿어야 더 수월하게 움직일 수 있듯이 회사의 마일스톤이 전진하는 것에도 긍정적인 전망을 두고 싶었다.

2025-09-10 수

새것이 아닌 기록들에서도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으면 괜찮겠다.

2025-09-14 일

'F1 더 무비'를 봤다.

스포일러 접기/펼치기

F1이라는 스포츠가 선수 개인의 활약으로 이루어지기보다는 팀의 조화가 있어야 한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영화 같았다.

재정적인 안정, 차량 설계, 정비, 매니지먼트 이러한 모든 것들이 잘 맞물릴 때 성공과 연결된다는 인상이 있었다.

주인공이 다소 완성된 인물이고, 파트너 드라이버가 내면적 성장을 이루는, 캐릭터 배분 역시도 한 명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몰리는 것 대신에 처음에는 두 사람, 그리고 팀 전체가 비추어지기를 원하는 소망이 있었을지 모른다.

... 영화관을 나왔을 때, 나는 어떤 몰입 상태에 있지 않았고 주위에서는 "재미없었지?" 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그런데 주변 관객의 의견과 내 생각은 조금 달랐다.

'더 속도감 있게 연출하고, 관객을 흥분시키는 것도 가능했을 거다. 대신에 이루고자 한 게 있었을 거 같다.' 이런 추측을 했다.

- - -

주인공은 카드를 날려 큰 그릇? 안에 맞추는 습관을 지니고 있었는데 그 전후로 공을 이용한 훈련 프로그램이 나오던 터라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다.

한 종의 훈련만 반복해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매듭 묶기나 묘기를 익히듯이 '해당 훈련'을 잘 수행하는 것만 익숙해질 뿐 들이는 시간에 정비례해서 기능이 늘어나지는 않을 거다.

다양한 활동을 해야 효율이 더 좋을 거다.

2025-09-18 목

내 생각이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가. 흐르는 중에도 이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다. 힘들 때는 부정적으로 되기 쉽지만 내게 의미 있는 기억을 떠올림으로써 그런 연쇄를 끊어낼 수 있었다.

2025-09-19 금

선반에 보관해 둔 비닐 포장된 물건, 날이 날인 만큼 접착제의 효과가 남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25-09-23 화

아주 작은 확률에 대해 생각하다가 "60억 지구에서 널 만난 건 7 럭키야."라는 구문이 떠올랐다.

어떤 노래였는지 되새기고 있으니까 군인들이 단체 구보를 하면서 부르는 이미지가 생각났다. 충분히 있을 법해서 "군인 숫자송"이라고 검색해 봤으나 비슷한 건 안 나왔다.

인터넷이라고 다 있는 건 아니구나.

2025-09-24 수

활성화 정도가 높지 않은 디스코드 채널을 방문했다. 현역 개발자들이 주니어들에게 여러 가지 도움을 주는 곳이었는데, 간만에 생각이 나서 들렀다.

질문 게시판을 보면 역시 사람이 많지 않아 23년도에 올린 글이 목록에 보였다. 이 사람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싶어 개인 github 페이지를 보았는데, 과연 적극성 있게 해와서 그런지… 충분해 보이는 정도로 지내고 계셨다.

어떤 마음으로 공부했었는지 내가 알 방법은 없지만 아마도 선배 개발자들에 대한 동경이 있었을 거 같다고 추측했다.

2025-09-28 일

최근에 카카오톡의 급진적인 변화가 화제다. 메신저 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던 이전과 달리 친구창을 공개 피드처럼 바꾸고 하단 내비게이션에 숏폼 버튼을 노출하는 형태였다.

뉴스에서 말하기를 체류 시간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고, 새로 추가한 광고 상품들로부터 수익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기존 사용자들의 용례와 같지 않아 반발이 있을 테고 광고 상품으로 인한 이득이 그만큼 큰가 해서 의아해 보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한 분께서는 "카카오톡이 카카오가 소유한 다른 서비스들과의 통합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변경이 불가피했을 거다. 그래서 이번 업데이트로 하여금 서비스들을 통합하는 효과가 있을 거다."라고 말씀하셨다.

그 이상 자세한 답을 들을 수는 없었지만 아무래도 스토어, 선물하기 등은 틱톡 샵처럼 더 잘 통합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개의 메뉴가 아니라 숏폼에서부터 시작하는 하나의 사용자 여정으로 구성될 수 있다.

아무래도 카카오톡은 이미 점유율이 크게 때문에 적은 이탈만 발생한 채로 변경에 성공할 듯한데 어떤 식으로 통합이 실제로 이루어지는지 관찰할 수 있으면 좋겠고.

프로덕트. 프로덕트를 잘 안다는 것은 총체적인 지식을 필요로 할 텐데, '많은 배경을 쌓아두면 더 많은 상상과 대화가 가능하지 않을까'하고 생각했다.

2025-09-29 월

숏폼을 보다가 몽환적인 멜로디의 노래를 하나 발견했다. 포스트를 올린 크리에이터는 자정을 넘어 적막한 시간에 놀이공원에 가고 있었는데, 그 과정에 배경 음악을 삽입하여 기록해 놓은 거였다.

어둡고 조용한 거리에 색을 칠해 놓는 것은 꽤 괜찮은 일이지만 반대로 내가 지나는 그 풍경을, 노래가 갖게 되는 것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2025-09-30 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 보곤 한다. 심리학 책에서는 능력을 칭찬하지 않고, 노력을 칭찬하는 게 부담을 주지 않는 좋은 방법이라고는 하지만, 내가 사람들과 지내면서 그들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정말 순간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감상이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능력을 먼저 긍정하고, 그 능력을 얻기까지의 노력을 들여다보는 방법이 머리를 맴돌았다.

현재보다 조금 더 과거로 가서, 지금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거니까 시간을 되짚어 가는 감각이 꽤 괜찮게 느껴졌다.

2025-10-01 수

익일에는 티젠의 '해남 호지차 카라멜 밀크티'를 끓여 마시기로 계획했다.

2025-10-02 목

계획했던 대로 끓여 마셨다. 스스로에게 약속을 하고 지키는 셈이라 이것 또한 작은 성공으로 느껴졌다.

2025-10-04 토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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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적인 캐릭터, 레제에 주목하게 된 영화였다.

레제는 지배의 악마, 마키마의 능력을 알고 있었다. 전투 중에 주인공 덴지가 마키마와 관련돼 있다는 말을 듣고서는 그러면 같이 도망쳐도 소용없었을 거라고 언급했다.

전투에 있어서도 지배의 악마가 더 강하다는 걸 모르지 않았을 듯하다. 처음에 그녀가 도망가려고 했던 것이 그 방증이다.

그러나 그녀는 덴지에게 향했고 결국 마키마에게 저지당하게 되었다. '이성이 못 이긴' 선택을 한 느낌이다. 왜 그래야 했을까?

합리적이지 못했던 순간은 또 있었다. 기회가 있었을 때 그녀는 덴지를 죽이지 않았다. 레제 스스로도 의문을 느껴 발걸음을 멈추고 이유를 떠올려 봐야 했다.

어쩌면 공안에게 일을 받고 있는 덴지에게서 '소련의 생체 실험으로 인하여 무기인간으로 지내야 했던', 그리고 마찬가지로 '학교에 다니지 못했던' 자신을 겹쳐봤기 때문일 수도 있고 일반인을 가장하며 지내는 평온함이 좋아서, 또는 덴지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다.

이런 복잡함 속에서의 방황이 '사람'을 잘 묘사했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관객들이 그래서 레제에게 공감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2025-10-05 일

하루가 다 가기 전에 잠깐 걷고 싶어서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공원 입구에 이르렀을 때 벤치 너머로 무언가 튀어나온 형상이 보였다. 가까이서 보니까 몇 번인가 만났던 고양이였다.

"안녕"하고는 오른편으로 가 앉았다. 그랬더니 내 몸쪽으로 가까이 왔다. 흔히들 이미 무리의 일원이라고 부르는 정도의 거리감이었다. 어쩌면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무릎 위로 올라타려고 했다. 고양이를 키워 본 경험은 없어서 나는 처음에는 다리를 벌리고 있었다. 그렇게는 녀석이 앉을 자리가 마땅히 나오지 않기에 내가 좀 고쳐 앉으려고 했고 그럴 때마다 조금 더 안정감을 찾아가는 것 같았다.

자리가 잡히고 나서는 나를 올려다보았다. 고양이로서는 지난 번에 분명 페로몬을 붙여 놓았을 텐데, 내가 얼마간 안 보이고 나면 기껏 묻혀 놓은 냄새가 항상 지워져 있다는 사실을 이해했는지 얼굴이라든가 내 형상을 기억하려는, 그러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추측했다.

일단 나를 가깝게 생각해주니까 보답하는 게 맞다 싶어 알고 있는 고양이 지식을 살려보기로 했다. 눈인사를 하기도 하고 스스로 그루밍 할 수 없는 미간이나, 볼 옆, 그리고 꼬리 위쪽의 등을 긁어 주면서 털의 결 방향에 어긋나지는 않는지 그들이 민감하게 여기는 수염이 건드려지지는 않는지 조심했다.

그것을 편하게 생각해 주었던 거 같다. 내 손을 핥기도 하고 손바닥 부분에 번팅을 한 채로, 그대로 자려고 하기도 했다.

그동안 여러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 옆으로 오기 전에 원래 녀석이 있던 자리는, 신기하게도 벤치 사이에서 야생화가 나 있었다. 주변을 봤을 때 그나마 고지대이면서 포인트가 되는 식물도 있으니, 그러한 감성을 가지고 있을 곳을 선택했으리라는 추측을 했다.
  • 다리를 툭툭 치는 게 있어 뭔가 하고 보니, 꼬리였다.
  • 장화 신은 고양이라는 표현이 생각났다. 검정 털에 흰 발을 가지고 있었다.
  • 모기가 귀 옆을 스치거나 목뒤를 물어서 아직 더운 계절이라는 걸 실감했다.
  • 고양이의 목 높이에 맞춰 손을 빌려주고 있자니, 내 자세가 굉장히 불편하다는 걸 알았다.

당시에는 핸드폰을 놓고 나와서 여느 때처럼 음악을 들려줄 수 없었는데 그걸 적절한 변명으로 삼아 녀석을 다시 의자에 내려놓고 한 번 집에 들어갔다. 돌아왔더니 사라져 있어서 길고양이의 영역 의식이 넓을 거 같아 막막하긴 했지만, 친구된 의리로 조금 더 찾아보자는 의지를 가졌더니 지난 번에 만났던 곳에서 금방 다시 볼 수 있었다.

SHIROSKY(Official) · 06 - Shirosky - Feel Inside (Feat.RIPLEY)

신중히 골라서 이 음악을 들려줬다.

이번 감상회는 제대로 된 부분이 없었다.

앉아서 듣고 있는데, 길 건너에서 띵동 소리가 들리더니 카카오 택시를 잡는 사람이 나타났다. 그 사람이 두리번거리며 멈칫거리는데 짐승 입장에서 흥미롭게 보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 정신없는 모습이 흥미롭게 보였다. 조금 있자니 택시 3대가 연속해서 지나갔다.

그렇다 해도 한 곡 이상을 들려주지는 않았다. 음악이 끝났을 때 귀에 반응이 있던 것을 보면 듣고는 있었던 거 같고 그냥 아쉬움을 남겨 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5-10-14 화

이기적인 이타주의자와 어울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봤다.

2025-10-15 수

관심사가 삶에 끼치는 영향이 큰 거 같다.

2025-10-16 목

유튜브를 보니 자주 듣던 노래의 기타 커버 영상이 있길래 봤다. 그러고 나서 원곡을 들으니까, 전에는 들을 수 없었던 악기 소리가 들린다.

마치 안경을 쓴 것처럼 해상도가 높아진 느낌이다. 만족도가 높다.

2025-10-18 토

왕십리역 근처에 있는 카페에 다녀왔다. 커피를 마시면서 빵 중에 무얼 먹을까 보고 있었는데 무화과 빵이 보였다.

얼마 전 '개한테는 무화과를 주면 안 된다'라고 하는 잡지식을 얻었는데 자연스럽게 '개는 못 먹는 건데' 같은 생각이 났다. 다른 빵보다 맛있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러한 사고 흐름으로부터 묘한 존재감이 느껴져서 구매했다.

크림치즈가 함께 든 빵으로 어디까지가 치즈고 무화과인지 먹으면서 헷갈렸다. 그것 말고는 평범한 빵이었다.


이동 중에는 이토 준지 걸작집의 한 권 '뒷골목'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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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의 모음으로 구성되었는데, 책 제목과 같은 첫 번째 에피소드 '뒷골목'은 자연스럽게 읽힌다는 인상이 강했다.

그래서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 버리지만, 곱씹어 보는 와중에 특징적인 부분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러한 점이 처음에는 잘 드러나지 않도록 각각의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그중에는 무언가 사실적으로 느껴지는 요소들이 좋았다.

읽는 당시에는 역 근처에서 미개발된 주택 단지를 걷고 있었는데 만화 속에 묘사된 그림들과 경치가 비슷했다.

그런 골목 사이에 벽을 하나 쌓아서 폐쇄된 공간으로 만든 것이 이 작품의 공간적인 배경이어서 실제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있을 법한 이야기'로 생각되었다.

근처에 아이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 한밤 중에 웃음 소리가 들리는 이유. 그게 '소리가 벽과 벽을 타고 전해져서'라는 말도 정말 그런 일도 있나? 하고 반쯤 수긍이 갈 정도다.

뒷골목 외에는 다른 에피소드 '길 없는 거리'도 좋았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라고 할까. 단편들을 읽고 있으면 어느 지점이 끝인지 대강은 알 수 있게 되어 있다. 소설의 구성 단계가 5막 구조로 나뉘는 것처럼 위기-절정-결말을 거쳐 독자가 어떠한 결론을 낼 수 있는 잠잠한 상태가 된다. 그러한 흐름 때문이기도 하고, 각 단편이 몇 장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든가 하는 길이, 호흡 때문에 결국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한 편이구나 하고 알게 된다.

하지만 이 '길 없는 거리'는 그렇게 한 편을 읽었다고 생각하면, 그다음 장에서 똑같은 주인공이 등장하고 그전의 이야기로부터 내용이 이어진다. 연결고리가 '질려버린 주인공이 떠나 새로운 곳에 도착했다.' 처럼 정말 얄팍한 것뿐일지라도 어쨌든 이어져 있다.

그 점이 좋았다.

작품은 현대가 배경이지만, 한 인물에게 연속해서 비일상이 덮쳐 오니까 이곳과 세상의 법칙이 비슷한 별세계에 갑자기 놓여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 그러한 간접 체험이 내가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하지만 이 '길 없는 거리'에는 조금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즐겼던 방식과는 다르게 '타마에 이모'라는 인물이 등장하면서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야기들이 완전히 하나로 엮여져 버린다.

이때부터는 더 이상 불합리함 속에 던져진 느낌이 들지 않는다. 여느 것과 같은... 주제 의식을 가진 하나의 이야기처럼 해석하게 된다. 결국 내 착각이었을 뿐이었지만, 잘못 알고 있기까지의 감상은 허상이 아니므로 괜찮은 읽기 경험이었다.

2025-10-23 목

최근에는 어디에선가 본, 류승범 씨의 아내 이야기가 떠오른다. 화가인 그녀에게 "왜 그림을 그리느냐"라고 물었더니, "어릴 때는 모두가 그림을 그린다. 당신은 멈추었고 난 멈추지 않았을 뿐이다."라며 답했다고 한다.

참 인상 깊은 얘기였다.

그리기를 멈추지 않고, 발전시킬 생각도 있다면 언젠가는 괴로운 때도 온다. 더 자세히 묘사하기 위해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기도 해야 할 테고. 뜻대로 완성되지 않아 파기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고. 하지만… 어릴 때 모두가 그러했듯이 여전히 즐길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이러한 생각이 취미를 오래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줄 거 같다고 생각했다.

2025-10-31 금

인프런에서 밋업 VOD, 31년차 개발자가 전하는 "AI시대, 개발자로 살아가는 법"을 봤다. 평소에 AI에 대한 짧은 포스트를 자주 쓰시는 것 같아서 영상에 믿음이 있었고, 'AI를 잘 활용하는 삶'이란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봤다.

과연 볼 만한 내용이 많았다. 길어지는 응답 시간에 대비하여 멀티 태스킹을 해야 한다는 조언도 괜찮았고 Notebook LM과 딥 리서치 같은 학습 촉매제로써의 기능을 강조한 부분도 좋았다.

그러나 가장 의미 있는 부분은 사고관의 변화였다. 사실 이 VOD를 보기 전에는 AI에 대해서는 '얼마나 일을 위임해서 쓰느냐'가 주된 관심사였는데, AI가 작성한 코드의 학습 비용을 처리할 때나 잘못된 응답에 대한 역체감 때문에 그러한 경향이 강했다.

오픈소스 개발자들이 AI를 사용할 때 총 작업 시간이 오히려 19% 늘어났다는 등의 포스트도 AI에 대한 의심을 강화했다.

하지만 현재는 그렇게 눈에 띄던 주제 이외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도구는 사용하기 나름이므로 쓸모를 살릴 수 있을 듯하다.

2025-11-05 수

워크샵에 갔다 왔다. 다른 분들의 얘기를 천천히 듣는 동안 내가 사람들 사이에 있다는 실감이 났다.

그간에는 일에 노력해야 하기도 하고 내 생존에 신경 써야 해서 그러한 사실이 상당히 드러나지 않게 되어 있었던 느낌이다.

현재를 더 정확하게 이해하게 된 거 같다.


찰리 멍거의 인터뷰 영상을 봤다.

행복한 삶의 비결로 "쾌활하게 지내라"고 조언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 뒤에 따라 온 '그게 그렇게 힘든 걸까요?'라는 물음은 조언을 더 인상적으로 기억할 수 있게 했다.

… 따져 보자면 '힘든 상황에 쾌활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와 동시에 시도를 못 할 정도는 또 아니다.

2025-11-17 월

전에 한 번 동료의 꿈을 들었다. 그런데 오늘 그에 관해 물어 보니, 메타 인지가 있어서 그만큼을 바라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떠올리기를… 새롭게 듣게 된, '실현 가능한 목표가 무엇이 나쁜가?' 오히려 전에 알지 못했던 더 많은 지식들이 반영된 결과 아닌가 싶었다.

이 일로 인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잘 되는 상상'은 공연히 말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여전히 정량적으로 더 높은 꿈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지. 그러나 실제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남의 생각은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듣기 좋은 목표도, 현실적인 목표도 내가 긍정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의중을 알 수 없어서 '성패의 판단' 이라는 감상이 없다. 그게 나에게 안심감을 준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게 긍정하기가 쉬운데 나한테는 그러기가 어렵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른 이들이 잘 된 모습. 나는 금방 떠올릴 수 있다. 엔터테이너가 꿈이라고 한다면, 일상과는 다른 복장을 입고 더 활기차게 동작하는 장면이 그려진다. 현실성이 어떠한지는 관심사에 있지도 않다.

무심하고 무성의하고 그다지 관심이 없는 남들은 아마 지금의 나처럼 훨씬 잘할 수 있을 거다. '한 번 들은 꿈을 본인보다 믿어주는 일'

낯선 이들은 그런 가능성을 가지고 있구나 싶다.

2025-11-18 화

형과 별거 아닌 이야기를 했다. 연락을 할 수 있어 만족했다.

2025-11-23 일

며칠 전에 아는 사람을 본 거 같다. 난시에 안경도 빼고 다녀서 확실치는 않지만. 만약 조금 더 시간이 있다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고를 수 있는 게 어색한 침묵을 깨지 않고 있기라고 해도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해가 지나가려 하면서 못 한 게 생각난다. 날짜를 보면 많이 미루지 않는 게 좋겠다.

하고 싶었던 건 한적한 장소를 하나 골라서 길을 들이는 거였다. 주방 기구처럼 지속적으로 시간을 쓰며, 나에게 익숙하게 만드는.

전에 방문한 적 없던 공원에서도 그렇게 해볼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본 건 아무렇게나… 적당한 장소에 대충 앉아 핸드폰을 보는 사람뿐이었지만, 그게 그 사람의 익숙한, 쉬는 장소 아닐까. 억측을 해볼 수 있다.

그곳에 이르기까지의 걸음 같은 동력에서, 원래 지속해 오던 갖가지 어려움에서 잠깐 떠나서 머무는 장소. 내가 원래 아는 곳이 아니더라도 여러 군데를 그렇게 만들어 두면 괜찮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가지고 있었다.

2025-11-24 월

새벽 3시에 깨게 되어, 마침 바로 실천해 볼 기회인 것 같아 밖으로 나갔다.

가는 길에는 새롭게 발견한 노래인 See u sad를 들었다.

아무도 없는 그 시간에 노래를 틀어놓고 다녔는데 그러한 분위기에 제법 잘 어올렸다.

공원에 다다른 후에는 전날의 감상이 있어서인지 내 행동 하나하나가 전보다 의미 있게 느껴졌다. '사상을 가진다는 것이 이만큼 차이를 만들어 내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마음에 드는 장소가 아니어서 오래 머물지 않고 금방 떠났다. 서울은 건물이 너무 많다.

2025-12-03 수

며칠 전에는 강의, Simple Design 개론 - 코드 품질에 대하여를 들었다.

코드의 가독성이라 함은 개인의 주관이 많이 반영될 가능성이 큰데, 이를 최대한 객관화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가독성'이란 표현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적은 없었는데 '타인의 코드를 수용하지 않는 경향이 생기기 쉽다'는 말을 들으니, '정말 그럴 수 있겠다. 경계할 만한 일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감상 이후 전보다 더 많은 코드를 수용할 수 있게 된 거 같아서 만족도가 높았다.

따라서 유료 강의인 Simple Design 2, 3강도 구매했다.

2025-12-06 토

2025년작 영화 프랑켄슈타인을 봤다.

스포일러 접기/펼치기

극장에서의 경험이 스트리밍과는 다르듯이, 집에서 보는 영화도 충분히 좋을 수 있다.

초반에는 형과 얘기하면서 영화를 봤다. 원작이 되는 소설이 개구리를 표본으로 쓰는, 생체 전기 실험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며 설을 공유했는데 당시에는 전기와 생체의 관련성이 현대보다 불분명했기 때문에 소재로써의 가치가 달랐다. 그래서 그때의 시각을 조금 빌려오면 재밌을 거 같았다.

마침 영화에서는 프랑켄슈타인의 창조자가 시체에 전기를 연결하며 대중들에게 자신의 이론을 설명하는 장면이 이어져서 더 효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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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부터는 큰 대화 없이 조용히 감상을 이어갔다. 정확히 어떤 영화인지는 알지 못하고, 단지 괴물이 나온다는 것으로 공포 영화를 기대하고 봤다.

하지만 고어한 연출이 간간이 나올 뿐, 관객을 놀라게 하거나 초조하게 하는 비중은 아주 적었다. '프랑켄슈타인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창조자와 생명체의 관계는 어떠한지' 등 서사를 전달하는 데 더 집중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공포 영화의 주 소비층이 바라는 점이 달성될 수도 있었다. 프랑켄슈타인은 삶을 얻은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어린아이처럼 힘 조절이 잘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 적당한 소재였을 테고, 엘리자베스가 자신의 울대에 그의 손을 가져다 대며 말을 가르치려 하는 그 시도도 보는 사람에게 초조함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으며, 시체로 이어진 거구를 앞에 두는 것도 하기에 따라서는 무섭게 만들 수 있다.

분명히 그렇게 할 수 있었을 텐데 결과물은 상당히 절제되어 있다. 구조는 전부 준비돼 있는데 의도적으로 정도를 낮춘 느낌이라 아쉬웠다.

그래서 대신 집중한 부분인 서사로 돌아와 보면 또 '창조자인 빅터가 프랑켄슈타인을 학대하고, 방치하고, 면피하는' 서사들이 전달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극이 금방 끝나 버린다. 빅터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프랑켄슈타인이 사과를 받아들이며 끝난다. 다소 허무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결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화감을 주는 이 결말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다. 빅터의 마지막 말에 위로받고, 만족하는 프랑켄슈타인의 반응이 자연스러운지. ... 인물상을 보면 개연성은 충족된 거 같았다. 프랑켄슈타인이 바라던 것은 가족이었으니, 그간의 잘못을 사과하고 아들로서 인정해준 것만으로 괜찮지 않았을까.

어쩌면 많은 고난을 겪지 않고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을 지 모른다.

2025-12-10 수

성시경이 최근 일본 방송에서 부른 노래가 반응이 좋기에 들어봤는데, 꽤 괜찮아서 종종 찾아 듣고 있다.

가사가 특히 매력적인 노래인 거 같다. 심상은 매우 구체적이지만 화자가 직접 체험한 일을 말하는 게 아니라 어떤 각본 있다면 상대방은 당신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목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고 구성이 재미있다.

쇼츠만 들었을 때는 가사를 보고 '정말 솔직하게도 마음을 전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전체를 들어 보니까 그렇지는 않았다.

2025-12-12 금

동료가 장래에 무얼 하고 싶냐고 묻기에 회사 내에서 할 수 있는 범위로 대답했다. 질문자의 근속 기간이 나보다 길고, 장소의 탓도 있어서 답을 한정한 건 있었지만

회사에서 하는 일 말고 다른 답을 듣고 싶었다 하기에 다시 그 이외에서 가능한 떠오르는 것을 말했다.

자료 해석을 잘할 수 있으면 좋을 거 같긴 하다. 올바른 결정 중에는 직감과 일치하지 않는 것도 있고 생각의 재료가 미리 준비돼 있어야 하는 건도 있을 듯하다.

2025-12-16 화

시대가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래서 발맞춰 준비해야 하는 것도 있을 테고 반대로 변하지 않는 것을 주목해야 할 필요도 있다.


이전에 1:1 문의를 했던 프로덕트에 또 문의를 넣었다. 일단은 처리해 주었으면 하는 내용들을 적었으므로 혹 담당자의 기분이 상할 만한 내용은 없었는지 신경 쓰인다.

필요한 내용을 취해서 원하는 만큼 마일스톤을 진행시키면 좋겠다.

2025-12-18 목

팀 단위의 워크샵이 아닌, 전사 워크샵에 왔다. 타운홀 미팅에서는 그간에 얼굴은 몇 번 뵈었으나 잘 모르던 분의 소개도 진행되었다. 작곡을 하는 분이었다. 얘기를 들어 보니 직업 능력이 뛰어나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선 주제에서는 회사 소속의 아티스트를 장기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슬라이드가 있었는데, 이분의 소개를 진행하시면서 그때의 슬라이드를 다시 띄워 놓으시기에 의지를 피력하고 있으시구나 하고 생각했다.

약속에 구체적인 실현안을 제시하는 것 같아서 나도 참 좋다고 생각했다.


행사에는 모든 사원의 자기 소개도 진행되었다. 자신이 누구인지, 취미는 무언지, 어릴 적의 꿈은 무엇인지 얘기하게 돼 있었다. 그러나 자율 형식의 대답 속에서 이 꿈 부분은 종종 빠지기도 했다.

2025-12-27 토

아바타 불과 재를 봤다.

영화가 막 시작되기 전에는 안재홍 배우가 출연하는 Tiktok 광고가 나왔다.

그는 드라마 닭강정(2024)에서 특징적인 말투로 코믹한 대사를 하는 것 같던데, 꼭 현실과 비슷하게 연기하는 게 아니라 합의된 콩트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관객 모두가 납득하기로 한 비현실.

그래서인지 광고 속에서 그 특징적인 말투로 상품의 여러 가지 특징을 말해도 큰 반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광고로는 26년 2월 개봉 예정인 폭풍의 언덕(2026)이 나왔다. 극적인 로맨스 영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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